금테크에 관심이 늘면서 금으로 상속·증여를 할 수 있는 상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본인의 노후 및 자녀 세대를 위한 목돈을 안전자산으로 적립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 금 투자상품은 매매차익에 대한 절세 효과도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금 실물을 상속·증여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KB 위대한유산 신탁’을 내놨다. 현금 대신 금을 매월 소액씩 적립하는 신탁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한국거래소(KRX)의 골드바를 매입하는 ‘골드바신탁’도 2017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상품에는 유언·상속 기능을 더했다. 본인이 증여·상속하길 원하는 시점에 금 실물과 현금 중 선택해 인출할 수 있다. 상속한다면 운용자산(금)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안전 자산인 금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금융위기 등이 있더라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본인의 노년기를 안정적으로 대비하거나 사후에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KRX의 금 현물에 투자하는 ‘IBK 골드모아 신탁’을 팔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만원이고, 횟수 제한 없이 추가 입금이 가능하다. 가입 기간은 5년, 만기 전 중도해지할 수 있다.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해 장기간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금 신탁 상품으로는 이자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은행의 금 통장과 증권사의 금 펀드는 매매차익에 대한 이자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반면 금 신탁 상품은 투자를 통해 시세 차익이 생기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종로 귀금속 가게 등에서 파는 골드바도 금융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자배당소득세를 물리지 않는다. 다만 개인이 이들 가게에서 금을 사려면 유통 과정에 따른 수수료가 5% 정도 든다. 어떤 금 상품이라도 금을 실물로 거래할 때는 거래 가격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부과된다.
시중은행 신탁부문 담당자는 “신탁 상품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기초자산을 광고하는 것이 광범위하게 금지돼 있어 적극적인 홍보가 어려운데도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과세당국이 탈세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만큼 상속·증여를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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