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와 경찰·군인·과학기술인 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일제히 신임 최고경영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 인선 작업에 들어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하반기엔 약 8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신임 CIO 선정 작업도 시작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직 CEO·CIO의 임기 만료로 후임자 선정 작업에 착수한 연기금·공제회는 다섯 곳에 달한다. 이달 말 최희남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국부펀드 KIC는 최근 사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류 심사와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후보 세 명을 골랐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중 1인을 선정해 청와대에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 신임 사장이 선정된다.
자산이 4조2000억원에 달하는 경찰공제회는 최근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신임 이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오는 25일 개최되는 대의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원 전 청장의 선출 여부가 결정된다. 부동산 투자와 자산 개발을 총괄하는 사업개발이사 후보 네 명에 대한 투표도 이날 열린다. 경찰공제회는 6개월째 공석인 금융투자이사(CIO) 선출 작업도 하고 있다. 당초 후보들이 대의원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26일까지 후보를 재공모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찰공제회는 금융투자이사, 사업개발이사, 대체투자팀장 등 투자부문 주요 보직이 모두 몇 달째 공석인 상태”라며 “효과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선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연기금·공제회들도 1~2개월 내에 CIO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자 인선 작업에 분주하다. 다음달 말 김재동 금융투자부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군인공제회는 지난 17일까지 CIO 후보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허성무 자산운용본부장의 임기가 4월에 끝난다. 서원주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의 임기는 오는 6월까지다. 투자업계는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공무원연금의 경우 운용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만큼 두 CIO가 연임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후임 인선 작업도 관심이다. 지난해 말 기준 833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인 만큼 CIO가 전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연기금·공제회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안효준 본부장의 임기가 오는 10월까지여서 기존 절차에 따라 7월부터는 신임 CIO 공모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내부 가이드라인과 투자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투자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연기금·공제회의 투자 전략에 CIO 개인의 성향이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며 “규모가 큰 기관일수록 신임 CIO 선출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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