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경기 김포의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노선 서울 여의도~용산행으로 연장됐지만, 강남행이 불발되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던 여파가 지속되는 중이다. 게다가 인근 검단신도시의 입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지난해부터 교통 호재 기대감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한강신도시도 호가를 회복해가고 있지만, 아직 거래가 부진한 실정이다.
GTX 강남행 불발, 검단 입주까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27일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을 살펴보면, 이달 넷째 주 김포한강 신도시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로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도시 전체적으로 0.07% 상승하고, 평촌(0.17%)와 동탄(0.13%)가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지난달말 GTX-D노선이 최종 확정된 뒤 한달이 지난 시점임에도 김포한강의 집값은 다소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김포의 집값을 끌어올렸던 GTX-D노선의 강남행은 최종 불발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확정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해당 내용이 빠지고, 대신 D노선을 서울 여의도와 용산역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향후 실제로 추진될 경우 김포 장기역에서 여의도역까지 환승 없이 25분, 용산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발표됐던 김포~부천행보다 개선된 방안이지만, 주택 시장은 다소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김포 운양동의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전용 84㎡ 주택형은 이달 2일 6억3,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1월 최고가인 6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5,000만원 가까이 내린 가격이다. '한강신도시 운양푸르지오'의 같은 면적형 또한 올해초 7억5,000만원에 팔린 뒤, 지난 5월 7억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풍무동의 '풍무 푸르지오' 전용 84㎡ 또한 지난해 11월 7억9,5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된 뒤, 지난달 수천만원 내린 7억2,8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현재 이들 아파트의 호가는 직전 최고가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실거래가는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한 중개업자는 "작년만해도 시장이 부글부글 끓었는데, 지금은 매수 문의가 뜸하다"면서 "검단 영향도 없다고는 못하다. 당분간 작년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김포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검단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 최대 신도시인 검단은 지난달 '호반써밋1차'(1,168가구)를 첫 단지로, 8,000가구 가까이 되는 1단계 입주가 시작됐다. 최종적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총 7만5,000여 가구를 위한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다. 인접한 도시에서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수요가 분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출 우대 확대, 6~8억선 매수세 전망
김포 집값은 1년새 25% 이상 올랐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7월 기준 김포 집값은 전년 동월비 27.26% 상승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확정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강남 직결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부동산 시장 열기도 식었다. 지난 5월 김포의 전달비 매매가격 상승률은 0.63%로, 지난해 6월(0.05%)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7.76%로 집계되며, 2006년 11월(6.2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것과 비교된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달 무주택자의 대출 우대가 확대되면서, 수도권 외곽 지역의 6~8억원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줄어든 상황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김포의 매물은 5,104건으로 두달 전보다 3.6% 감소했다.
또한 시장의 예상과 달리 강남 직결은 불발됐지만, GTX-D노선 용산 연장으로 서울 도심지와의 연계성도 강화됐다. 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 사업도 추가검토 사안으로 반영돼 호재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한 중개업자는 "매수 문의도 조금이지만 늘어났고, 가격이 저렴한 물건부터 조금씩 빠지고 있다"면서 "여름 휴가철 끝나면 다시 살아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