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25일 (로이터)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자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서 야심적인 목표를 지향하겠다고 곧잘 말해왔으며 이번 달에 공개된 정부 문서에서 그 야심의 정도가 드러났다. 바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EU와 최대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퇴 후 EU와의 관계를 언급한 최근 영국 제안은 EU 측으로부터 "자기들만의 환상"에 불과하다며 빈축을 사고 있다. EU 측에서는 그런 식의 제안을 하느니 전에 합의를 본 브렉시트 일정에 따라 협상을 진행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지난 2주에 걸쳐 갖가지 전략 문서 및 토의용 문서를 내놓은 주된 이유는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준비가 덜 되었다는 비판에 대응하여 지난 14개월에 걸쳐 지체되어온 협상에 속도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다.
메이 총리는 지난 3월 EU로부터의 탈퇴 협상을 공식 개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위대한 영국이 되길 바라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유럽 국가들의 이웃으로 남길 원하지만 유럽의 경계를 넘어서는 국제적인 나라가 되고 싶다. 이를 위해서 본인은 앞으로 진행될 협상을 위해 분명하고 야심적인 계획을 내놓고자 한다. 이는 영국과 EU 간의 특별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주에 세 편의 문서를 발간하면서 바로 이런 영국과 EU 간의 특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선 급격한 변화를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들 문서에서는 장래 관세 및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보수당 내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영국이 EU의 영향권 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변을 하기도 했다.
유럽의회 내 브렉시트 전문가인 히 버르호프스타트 의원은 당분간 무관세를 유지하고 상품교역에서 최대한 자유무역 관계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자는 영국 정부의 제안을 놓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관세동맹에서 제멋대로 가입했다가 탈퇴고 보이지 않는 국경 운운 하는 것은 공상일 뿐"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먼저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브렉시트 관련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들과 EU 거주 영국 시민들의 권리 보장과 영국이 브렉시트와 관련한 비용을 당장 지불해야 한다는 EU 측의 요구를 의미하는 것이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