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에도 MZ세대인 2030의 주택 매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년 대비 15% 가량 줄어든 가운데 2030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은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10채 중 4채를 이들 세대가 사들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주택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월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4,646건 중 44.8%인 2,082건을 20대 이하(248건)와 30대(1,834건)가 매입했다. 지난해 같은 달 36.9% 대비 1년 만에 7.9%포인트 확대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9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7월까지의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2030이 자치하는 비중은 4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2030세대 비중은 31.0%로 전년 27.1%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들의 적극적인 아파트 매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은 64만8,260건으로 전년 동기 76만2,297건 보다 15.0%(11만4,037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55만4,751건에서 43만2,400건으로 22.1%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거래절벽 속에서도 2030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은 24.7%에서 27.1%로 2.4%포인트 늘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2030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이들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줄곧 확대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28.4%에서 지난해 상반기 34.6%, 올해는 41.4%로 2년 만에 16.4%포인트 높아졌다. 매입 건수 자체도 2019년 4,453건에서 2021년 1만2,179건으로 173.5% 급증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서울 외 인천와 경기 등 수도권 상황도 비슷하다. 인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 3만10건 중 32.4%(9,712건)을 2030세대가 매입했고, 경기는 35.5%인 3만8,299건을 이들 세대가 사들였다. 2019년 대비 2030 비중은 각각 5.1%포인트, 7%포인트 확대됐다.
기존 주택 시장을 주도하던 세대인 40대를 제치고 20~30대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대출 옥죄기 등의 규제가 더해지면서 하루라도 빨리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2030 세대들이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사전청약이나 이런 제도들을 겪어보면서 실질적으로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깨닫고 기존 주택들을 매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집값 고점 경고에도 불구하고 직장과 가까운 직주근접이나 주거입지가 양호한 곳들은 상승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매수세력으로 동참하는 것”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도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겠다는 긴박감도 영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집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의 불안감을 느끼는 MZ세대는 4050세대보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의지와 근로소득을 자본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며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공존하고 기성세대보다 적극적인 매입 성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수요는 3기신도시 사전청약과 우수한 입지의 빌라 및 신축 오피스텔 매입에, 투자수요는 비규제지역 저가 아파트, 수도권 외곽지역 소형 재정비 대상 주택, 전매 가능한 분양권 등”이라며 “하반기에도 MZ세대의 시장 참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