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04일 (로이터) - 채권시장은 다소 부진한 2분기 국내성장률 등에 영향을 받으며 소폭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단기물 금리 하락세가 막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커브 플래트닝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시장참가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워낙 유동성이 좋아 물건을 사긴 사야 하는데 금리가 너무 많이 떨어져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수급이나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하지만 여기서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매일 시가평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선 '오늘'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또 외국인 눈치를 본다. 현 시점에서 포지션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는 것은 외국인이다. 그동안 그만큼 많이 샀기 때문에 이익실현에 나설 만하다.
하지만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것도 아니다. 일단 오전 장에서 매도를 늘리며 간을 본다. 매물을 늘리면서 시장을 테스트하는 식이다.
시장이 견조하다 싶으면 오후에 다시 포지션을 되감는다. 외국인이 포지션을 되감으면 가격은 다시 뛰어 오른다. 외국인은 차익실현을 하면서도 가격은 가격대로 관리할 수 있다. 국내기관들이 눈치 안 보고 외국인을 추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기관들의 포지션은 결코 무겁지 않다. 그동안 현금을 쟁여 놓은 곳들이 워낙 많다. 금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뭔가 사야 하는 상황이다. 외국인이 매매를 보면서 타이밍을 조율하는 곳들이 많은 이유다.
한편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 하향 조정됐다. 속보치 발표시 이용하지 못했던 6월의 건설투자와 수출, 수입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조금 낮아질 여지가 커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보다 1.4% 상승했다. 로이터 전망치 1.3%를 소폭 상회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올해 물가가 한은 전망치였던 1.6%를 하회할 것은 확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임승규 기자; 편집 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