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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발표 직전 1년간 대출 두 배 늘어난 지역농협

입력: 2021- 03- 26- 오전 01:19
© Reuters.  '3기 신도시' 발표 직전 1년간 대출 두 배 늘어난 지역농협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출을 내줬던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이 광명·시흥 공공택지지구 발표가 나기 직전 1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신도시와 안산 장상신도시에서도 발표를 앞두고 해당 신도시를 영업구역으로 둔 지역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이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택지지구 지정 전에 내부정보가 유출되면서 지역농협이 외지인들의 투기창구가 되는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내부 지침으로 관리해온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나섰다.

◆2020년에만 대출 두 배 늘어난 북시흥농협

25일 홍문표 의원실에 따르면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2019년 589억원에서 지난해 956억원으로 62.3% 늘었다.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2016년 551억원 2017년 507억원 2018년 69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북시흥농협은 지난달 14일 지정된 광명·시흥택지지구를 영업구역으로 둔 지역농협이다. 지역농협은 해당 농협이 위치한 시·군·구 단위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광명·시흥택지지구에서 벌어진 LH직원들의 투기도 대부분 북시흥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난 이유다.

특히 '비조합원' 위주로 대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북시흥농협의 투기꾼들의 자금조달창구로 쓰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시흥농협의 비조합원 토지담보대출은 2019년 249억원에서 지난해말 513억원으로 급증했다. 준조합원 대출도 78억원에서 211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조합원 중심의 대출이 이뤄져야하는 지역농협이 땅을 사놓고 보상을 받으려는 '외지인'들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북시흥농협으로부터 농사를 지으려고 돈을 빌리는 농업인이 비조합원 자격으로 토지담보대출을 받는다는 것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3기 신도시에서도 발표 직전 1년간 대출 급증

일부 3기 신도시에서도 발표 직전 1년간 토지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 교산신도시를 영업구역으로 둔 하남·서부·서광·양구군·일산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2017년 52억7800만원에서 2018년 132억7600만원으로 급증했다. 하남 교산신도시는 2018년 10월 LH가 국토교통부에 지정 제안을 해서 같은 해 12월 3기 신도시로 확정한 곳이다.

안산 장상 공공주택지구가 영업구역인 안산농협의 토지담보대출도 신도시 발표 직전 1년간 급증했다. 2018년 5월부터 지구 발표가 나기 한달 전인 2019년 4월까지 43억7700만원의 토지담보대출이 나갔는데, 전년 같은 기간(17억40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안산 장상 공공주택지구는 2019년 5월 지정됐다.

◆비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될까

이런 투기 정황이 지역농협을 위주로 나타난 것은 상호금융조합에 대한 토지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느슨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지역상호금융조합의 비주택담보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SR)을 기준으로 은행의 4배인 160%까지 가능하다. 차주별이 아니라 지역농협 전체 대출이 160%를 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5일 참여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시흥시 과림동·무지내동 필지 11건에 대한 LH 직원들의 투기 내역을 분석한 결과 평균 DSR은 81%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DSR이 144%에 달해 연봉을 훌쩍 넘긴 직원도 있었다고 참여연대는 밝혔다. 비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도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근거해 40~70%를 적용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내부 규정이나 지침으로 관리를 해왔다"며 "(앞으로는) 다르게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상호금융권은 비주택담보대출의 LTV를 내부 지침에 따라 40~70%로 적용하고 있다. 행정지도를 통해 규율되는 비주택담보대출의 규제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진우/임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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