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사.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 유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지난 9일 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를 주파수 할당 신청 적격업체로 판정했다. 이들은 오는 25일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게 되는데, 경매 원칙에 따라 가장 많은 금액을 적시한 사업자가 ‘풀 MVNO(알뜰폰)+28㎓ 사업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적격업체로 판정된 마이모바일과 스테이지에스는 주관사 외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뛰어들었다. 특히 과거 제4이통에 도전했다 포기한 아픔이 있는 마이모바일은 전국망 구축을 위해 1조원까지 자본금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글로벌 통신사업자 보다폰이 합류했다.
신규 이통사 진입 유치는 이번이 8번째 시도로 그동안 재무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하면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파수 할당 적격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 중 최고가 입찰자가 낙찰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제 4이동통신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마이모바일 등 3개 업체 적격 판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28㎓ 대역 주파수할당을 신청한 3개 법인 ▲(가칭)주식회사마이모바일 ▲세종텔레콤주식회사 ▲(가칭)주식회사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할당 신청 적격여부 검토절차를 완료하고, 3개 신청법인 모두에 대해 ‘적격’으로 통보했다.
제4이동통신사. 사진=인포스탁데일리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말 신청 마감 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포함해 적격검토반을 구성, 신청 법인들의 적격 여부를 검토했다.
전파법상 무선국 개설 결격 사유가 있는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 등록 결격 사유가 있는지, 주파수 할당 공고 사항에 부합하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제4이통통신 사업자 선정을 위한 이번 과정은 실패로 끝난 지난 7차례 때와 상당히 달랐다.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면서 허가제였던 기간통신사업자 진입 규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면서 검토 기준이 달라졌다.
사업 영위를 위한 재정적 능력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 할당을 받은 경우, 기간통신사업을 위한 재정적 능력 요건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앞서는 적정 기간통신사업 허가 적격심사를 통해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따지는 재무 건전성 부분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두고 평가했다. 7차례에 걸친 신규 이통사 진입 추진이 모두 실패로 끝난 것도 모두 이 기준 때문이었다.
◇“제 4이통에 애정과 의지가 있는 사업자 중요”
25일 진행되는 주파수 할당 경매는 오름입찰 방식으로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오름입찰은 상대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른 기업이 해당 라운드 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만약 50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가장 큰 금액을 써낸 곳이 선정되는 밀봉입찰로 전환한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최저경쟁 가격(전국단위 기준)을 이통3사에게 할당했을 때보다 3분의 1 수준인 742억원으로 책정했다. 세 곳이 경매에 참여하는 만큼 최종 낙찰가는 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이후 기간통신사업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등록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계획과 필요한 인력 확보가 돼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제4이동통신 사업자 등록증을 내주게 된다. 이 과정을 모두 끝내는데 대략 두어달 가량 소요될 것이 과기정통부의 관측이다.
이번 제 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지금까지와 달리 재무 능력에 대한 검증이 다소 헐거워졌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 선정되는 사업자들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업”이라며 “새로 선정된 사업자는 고도의 인프라와 대규모 마케팅비 등 초기 투자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적격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자 가운데 2개 업체는 초기 자본금 확충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모바일은 과거 제4이통에 도전했다 포기한 이력을 가진 코리아텔넷이 전신인 미래모바일이 꾸린 컨소시엄이다. 현재 마이모바일은 전국망 구축을 위해 1조원까지 자본금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글로벌 통신사업자 보다폰이 합류했다.
마이모바일 컨소시엄, 영국 최대 통신사 보다폰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현재 알뜰폰 스테이지파이브가 주관사로 나서 꾸린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하면서 자금 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제전화, 알뜰폰, 데이터센터 등의 통신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세종텔레콤측은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게 된다 해도 출혈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두 곳의 컨소시엄 업체에 비하면 참여 의지가 낮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김대종 교수는 "제4이동통신은 정부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라서 여러 가지 혜택이 제공된다"면서 "이러한 정책지원이 특혜가 되지 않으려면 제4이통 사업에 애정과 의지가 있고 재정·기술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선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