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중국/일본] 생활이 빠듯한 중국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저렴한 상점이나 식당 등 매장들은 대부분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소셜미디어에서 이를 ‘B1B2’ 경제라고 부르고 있다고 CNBC가 5일 보도했다.
중국의 쇼핑몰 지하1층과 지하 2층에는 보통 저렴한 선물가게, 슈퍼마켓, 저가의 카페 등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소비재 매장이 위치해 있다. 중국 시장조사 그룹의 이사인 숀 레인은 “임대인들은 루이비통, 애플 (NASDAQ:AAPL), 스타벅스 같은 주요 임차인을 1층의 임대료 비싼 공간에 입점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에는 이런 고급 매장이 많은 유동인구를 끌어 모았지만, 중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제는 저렴한 브랜드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레인 이사는 덧붙였다.
중국 웨이보에서는 ‘젊은이들은 B1B2에서만 쇼핑한다’는 해시태그가 유행 중이다. 한 웨이보 사용자가 “자신과 또래 친구들은 주로 지하로 쇼핑을 간다”고 올리자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지하에 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레인 이사는 “젊은이들은 스타벅스 대신 루이싱 커피를 산다”며 '소비 다운그레이드' 현상을 말했다.
무디스는 5일(현지시간) 중국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 등급으로 낮췄을 정도로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난 후에도 중국의 경제 반등이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소비경기가 침체하면서 B1B2 트렌드는 더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대학교 상하이 캠퍼스의 사회학 조교수인 지아 미아오는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원하는 삶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아오 교수는 그들이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마이코스 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중국 학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월급은 845달러(11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초봉이 1410달러(185만원)를 넘는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6.9%에 불과했다.
중국 청년 실업률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중국 당국은 8월부터 청년 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의 정치니엔 석좌교수는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6개월치 월급 정도 되는 가격의 사치품도 살 여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중국의 소비자 지출 증가는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와 JD닷컴은 2년 연속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아오 교수는 독신으로 사는 중국인이 많아져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늘었고, 이는 쇼핑몰 고층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식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쇼핑 센터 지하의 식당이 저렴하다는 것도 교외 지역에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상하이나 광저우 같은 1선 도시의 쇼핑몰에는 지하층 매장조차 비싸다고 미아오 교수는 말했다.
CNBC가 취재한 민 리라는 26세의 중국 여성은 쇼핑몰에 가면 구찌, 샤넬 등 명품 매장이 즐비한 1층을 지나 곧장 지하로 간다고 말했다. 그녀는 옷을 살 때도 의류 브랜드가 입점한 쇼핑몰 3층과 4층을 돌아다니며 옷을 입어본 후 다시 진열대에 돌려놓는다. 대신 온라인에서 더 저렴한 것을 찾아보고 산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