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잇단 노동자 사망사고로 지탄을 받아 온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허 회장과 이 회장은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실시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청문회는 이 회장과 허 회장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면서 열렸다.
허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계열사인 SPC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잇단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증인으로 서게 됐다.
이날 허 회장은 "산재사고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변명하기 바쁘고, 법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을 위해 일하다 노동자가 죽으면 사과해야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하는 걸 보지 못했다"라는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저희가 부족해서 산재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허 회장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환노위 의원들은 SPC 그룹의 높은 근무 강도를 지적하며 2중 2교대 근무를 개선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 회장은 "2교대 문제 개선을 위해 자동화 도입도 고민하고 있다"며 "설비를 갖춰 위험한 작업은 기계로 대처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부산 연제구의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DL이앤씨 하청업체인 KCC 소속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회장은 "1년 반 동안 7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8명이 죽어간다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겠나"라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지적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계속된 사고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안전 예산을 작년대비 29% 늘렸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