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엔화.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엔화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내에 상장된 엔화 상장지수펀드(ETF)는 물론 일본 주식에도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한 엔화 ETF인 'TIGER 일본엔선물(KS:292560)' 순자산총액(20일 기준)은 지난 1일 대비 415억8145만원 늘어난 1545억8406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년 전(5월 22일 기준) 185억1812만원 수준에 그쳤던 순자산총액이 8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TIGER 일본엔선물 상품을 419억2800만원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3800만원 수준만 순매수하고, 기관은 오히려 438억4500만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원/엔 환율은 연초 968선에서 출발해 4월에는 1000원을 넘기며 상승 분위기였다. 하지만 5월 이후 내림세가 시작됐고, 결국 6월에는 100엔당 900원 선이 깨졌다. 이후 수개월간 900원 선에서 등락했던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800원 선을 굳혔다. 최근 들어 원·엔 환율은 864원대까지 내렸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1990년 이후 약 33년 만에 최저치에 접근하기도 했다. 역대급 엔저(低) 현상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도 퍼졌다. 곧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단 기대감이 커지며 엔화를 기초로 한 자산에도 돈이 몰렸다.
일학개미들은 일본기업에 투자하는 ETF에도 관심을 보였다. 닛케이 평균을 기초지수로 하는 ETF인 'TIGER 일본니케이 225 ETF'에는 이달 들어 6억5700만원, ACE 일본반도체 ETF에는 1억7900만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일본 증시 결제 금액도 늘었다. 이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증시 결제금액은 약 41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이 유효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점진적 통화정책 긴축화에 대한 기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종합했을 때 엔화 강세에 베팅하기 충분하다"며 "현시점 엔화 약세 현상은 마무리 국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각보다 엔저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만간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 생각해 투자했다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월 초와 비교해 TIGER 일본엔선물 ETF 가격은 종가 기준 4.05%, 일본니케이 225 ETF는 3.20% SOFUtEK. ACE 일본반도체도 2.43% 내렸다.
하장권 연구원은 "우에다 총재가 물가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면 초완화 정책 종료를 논의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는 만큼 중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