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호주/뉴질랜드] 호주의 양고기 가격이 1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서부 지역 일부 농부들이 양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등 양 목축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블룸버그가 8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트 앤 리스톡 오스트레일리아’의 글로벌 공급 분석가인 팀 잭슨에 따르면 양고기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75%나 폭락했다. 이에 양 한 마리 당 가격도 하락해 10월에는 나이든 양이 평균 22달러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한 마리에 1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팔린다는 보고까지 있다.
엘니뇨가 더 건조하고 더운 기후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목초지 부족으로 인해 도축되는 가축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현재 많은 도축장이 전체 가동 상태로 운영 중이다. 정부가 살아있는 양 수출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려는 계획을 발표하자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심해졌다. 특히 작년에 거의 모든 살아있는 양을 출하한 서호주에서는 더 심하다.
호주양생산자협회의 앤드류 스펜서 회장은 “일부 농부들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농부들이 반려동물 사료 생산업체에 동물을 공짜로 넘겨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그는 말했다.
‘WA파머스’의 부회장 스티브 맥과이어는 서호주 밀 경작 벨트 지역 북쪽에서는 일부 농부들이 양을 안락사시켰다는 보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에는 많은 수의 양을 안락사 시켜야 했는데, 그것은 영혼이 부서지는 듯한 일이었고 우리는 다시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3년 전만 해도 양 생산자들은 기록적인 양고기 가격 덕분에 자산을 불렸지만 지금은 급격히 감소 중이다. 농업 컨설팅 회사 ‘에피소드3’의 공동설립자 매트 달글리시는 내년까지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엘니뇨가 사라지고 정상적인 강우량으로 돌아간다면 시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목축업자들로 구성된 농업 단체는 연방 정부가 중동으로 살아있는 양 수출을 금지할 계획을 철회하고, 농업 노동자를 위한 비자 제도를 구축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편 호주의 양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울워스 그룹은 소매 가격이 충분히 싸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6일 호주산 양고기 제품 26종 가격을 20% 인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