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금융당국이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며 제도 전면 금지를 외쳐왔던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에 따른 증시 영향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누군가는 폭등을, 누군가는 폭락을 점쳤다.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6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및 코넥스 시장 상장 주권 등 국내 전체 증시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 등 시장 안정을 훼손할 염려가 없다고 판단된 일부 경우만 예외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 불안 속에서 최근에는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되고 추가적인 불법 정황까지 발견되는 등 불법 공매도가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고 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해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공매도 금지 기간에 시장 전문가 및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다.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대안도 모색한다.
최근 적발 사례를 통해 드러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폭넓은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필요시 국회와 협의해 입법화도 추진한다.
종목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종목토론방, 주식 카페 등에선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벌어진 주가 하락이 공매도 금지 조치로 해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그동안 공매도가 주식시장 과열을 막는 순기능을 보이기 보단, 개인보다 우월한 정보력과 자금을 가진 외인·기관이 이른바 '개미 털기'를 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고 주장했다.
에코프로에 투자했다는 투자자는 "코로나 시기 공매도 금지 기간 6개월간 주가가 3배 뛰었다"며 이번에도 상승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반면 공매도 전면 금지가 전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기관은 정해진 자산 배분 비율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을 단번에 줄일 순 없지만, 외국인 자금은 우리나라보다 규제가 덜한 국가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번 정부 조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시장조성자에 대해선 시장 안정을 훼손할 염려가 없다며 예외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게 뒀는데, 반쪽짜리 조치에 불과하단 것이다.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정부는 개인과 외국인·기관 투자자 간 대주 상환기간 연장·담보비율 인하 등이 다르게 적용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 기울어진 운동장의 근본적인 해소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투자자는 "정부 여당이 의지만 있으면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 상환기간과 담보비율 통일 등을 통해 올해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