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전경. 사진= 태영건설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태영건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 건설·금융업계에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태영건설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4000억원 이상 현금을 보유 중이며, 근거 없는 악성”루머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수주도 현재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이 없는 공공공사 중심으로 2조5000억원을 달성했다”면서 “황당한 루머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태영건설에 대한 우려는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7위인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자금 조달 이후 불어나는 이자비용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잔액 증가 등도 태영건설 위기설에 불을 지핀 것이다.
태영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 적자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수익성 둔화가 이어졌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020년 11.0%, 2021년 6.3%, 2022년 3.5%, 2023년 1분기 2.7%까지 곤두박질쳤다. 쉽게 말해 많이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올초부터 자금조달 이후 고금리가 지속됐고, 이는 막대한 이자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빨간불 켜진 레고랜드에 급 귀국한 김진태 강원도지사. 사진=뉴스1
작년 9월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하면서 국내 중소 건설사 위주로 자금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몇몇 건설사가 ‘건설사 부도 리스크 보고’라는 지라시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물론 거론된 건설사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 등 신평사들은 일부 건설사에 대해 ▲재무적 불확실성 증가 ▲분양경기 저하 ▲고금리 지속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올해 9, 10월 건설업계 부동산PF 만기도래 금액이 10조원에 달하고, 특히 태영건설이 1조3700억원 규모를 차환해야 한다는 소식에 유동성 위기설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PF우발채무 잔액은 착공사업장 1조4000억원, 미착공사업장 1조1000억원 등 약 2조5000억원”이라며 “미착공사업장에 대해서는 일부 사업 시행지분을 매각하거나 ‘장기 PF 전환’ 추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단계적 실행계획을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