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경진(가명·42)씨는 스마트폰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들여다보느라 업무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늦게 올라탄 에코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보유한 주식 잔고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이 씨는 "2차전지 급등락할 때 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MTS를 보고 있다"며 "사무실에도 MTS 화면을 띄워놓고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원(가명·36)씨는 MTS 속에 자신의 주식 수익률을 확인하는 낙으로 살고 있다. 지인들의 추천으로 사들인 LS일렉트릭과 POSCO홀딩스의 주가 그래프가 연일 우상향하고 있어서다. 전 씨는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못했지만 지친 일상에 MTS 그래프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주가 차트를 보느라 MTS 켜놓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열풍에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하루 평균 MTS 이용자가 86만명으로 급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5개 사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평균은 약 86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76만명)보다 12%가량 늘어난 규모다.
5개 사의 평균 DAU는 지난 1월 59만명에서 지난 4월 75만명대를 기록한 지난달 80만명대로 올라섰다. 에코프로가 황제주를 기록한 후 2차 전지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개인의 에코프로 누적 거래대금은 26조3000억원으로 전월(11조1000억원)의 2.4배 수준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KQ:247540) 거래대금은 20조2000억원으로 전월(3조1000억원)의 6배 이상으로 뛰었다.
POSCO홀딩스 (KS:005490) 역시 지난달 개인 누적 거래대금 24조8000억원으로 전월(4조1000억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었고, 포스코퓨처엠 (KS:003670)도 11조4000억원으로 전월(3조3000억원)의 3배를 넘어섰다.
지난달 증시 거래대금도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긴 것은 2021년 8월(27조4532억원)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19조1235억원)과 비교해 41% 급증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종목의 수익률이 급등락하면서 MTS에 머무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지난달 일부 증권사의 MTS 시세창이 먹통이 되는 등 과부하가 생겼는데 늘어난 투자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MTS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