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예상 밖 원유 재고 증가와 고금리 우려로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5달러(1.56%) 내린 배럴당 72.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전장보다 0.81달러(1.05%) 떨어진 배럴당 76.6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유가는 원유 재고 증가,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금리 정책 유지 우려가 커지며 하락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4.9%, 전월 대비 0.4%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년 동기 대비 예상치(5.0%)를 소폭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5%,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4월 CPI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당분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높은 금리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295만1000배럴 늘어난 4억6258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WSJ) 전문가 예상 80만 배럴 감소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며 유가의 낙폭을 제한했다. 휘발유 재고는 2억1971만 배럴로 전주보다 316만7000배럴 줄어들었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억615만3000배럴로 전주 대비 417만 배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