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강달러 기조가 꺾인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상장 금펀드 12종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9.58%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인 3.12%를 크게 웃돌았다. 금펀드 가운데서는 ‘IBK골드마이닝’이 18.47%로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이월드골드’(18.09%), ‘ACE골드선물레버리지’(17.91%), ‘신한골드’(12.96%) 등의 펀드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IBK골드마이닝, 하이월드골드는 글로벌 금광업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ACE골드선물레버리지는 국제 금 선물 지수인 ‘S&P GSCI 골드초과수익지수’의 변동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은 관련 펀드들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선물(H)’은 최근 3개월 동안 13.11%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서는 더욱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이 많았다. ‘신한 레버리지 은선물(H)’은 3개월 간 43.5%, ‘삼성 레버리지 은선물(H)’은 같은 기간 43.7%의 수익률을 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조정하며 달러 강세가 꺾이자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2023년 2월물)은 지난해 11월 4일 온스당 1676.6달러에서 지난 5일 1840.6달러까지 상승했다.
은 가격도 함께 올랐다. 통상적으로 은 가격은 금 가격과 함께 움직일 때가 많다. 은은 산업재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가격 상승폭이 더 큰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금 가격은 은의 50배 수준에서 형성되지만, 최근 비율을 보면 80배 수준이기 때문에 은 가격 상승 여력이 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금 가격은 올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러시아 등 일부 중앙은행이 달러 비중을 축소하면서 금 매입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점 역시 올해 금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강달러 기조로 금 가격 상승세가 부진했으나 최근 강달러가 완화되고 올해 통화 긴축 속도 조절도 예상되는 만큼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올해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 조정이 오면 장기 금 투자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 ETF 대신 금광기업 ETF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임금 상승 압력이 다소 해소되면 금광업체 관련 상품이 금 관련 상품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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