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정제 가동률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낸 가운데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4% 오른 배럴당 87.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1일 마감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258만8000배럴 늘어난 4억3994만5000배럴로 예상치인 60만배럴 증가를 웃돌았다. 다만 정제 가동률이 89%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47만8000배럴 줄어든 2억789만배럴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90만배럴 감소) 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저렴해 보여 원유 수요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1.1%가량 하락한 109.72 수준에서 거래됐다.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속적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과 유로존의 금융위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파운드화와 유로화 강세가 확대된 점도 달러 약세 요인 중 하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EIA가 지난주 원유 재고에 대해 예상보다 많은 2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같이 발표된 정제 가동률이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며 "정제 가동률이 높아질 경우 정제를 위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