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며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3.91포인트(0.32%) 하락한 2만9202.88로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27.27포인트(0.75%) 내린 3612.3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10.30포인트(1.04%) 하락한 1만542.10으로 마감했다.
이번주 CPI 발표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6~9개월 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컨퍼런스보드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된 데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강화 소식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의 공습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우려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113.342까지 올랐다.
반도체 관련주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 소식 여파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주 금요일 6.0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3.45% 추가 하락했다. 엔비디아 (NASDAQ:NVDA) 주가는 3.36% 하락했고 퀄컴 (NASDAQ:QCOM)의 주가도 5.22%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NASDAQ:MU)와 AMD (NASDAQ:AMD)는 각각 2.89%, 1.08% 하락했다.
미국 주간지 바론즈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해 중국 IT섹터와 미국 반도체 섹터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바론즈는 "최근 저조한 실적 가이던스 등으로 하락 폭을 확대했던 미국의 반도체사들은 이에 따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 트럭업체 리비안은 대규모 리콜 소식에 7.28% 하락했다. 회사 측은 조향장치 결속 부분 문제로 인해 생산된 차량 대부분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모터는 UBS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6.89% 하락했다. UBS는 "포드모터의 수익성이 동종 기업 대비 저조하며 특히 경기침체가 다가왔을 때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노바백스와 모더나는 중국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각각 9.08%와 3.44% 상승했다. 코인베이스는 바클레이즈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자 0.06% 상승했다. 바클레이즈는 "거래량이나 앱 다운로드 상황, 가상화폐 가격 동향 등 다수의 악재가 나타나고 있으나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전 거래일 고용보고서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에 관련주가 큰 폭 하락하자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더불어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영국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경기 침체 이슈가 재부각된 점도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관련 이슈가 그동안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장 후반 낙폭 일부 축소되며 마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