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킹 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변수나 이벤트가 없다는 점에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추가 약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최고점에서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등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러시아 공급 중단발 에너지 불안 확산은 유로화는 물론 파운드화 가치에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 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과 유럽 에너지 대란 리스크에 따른 킹 달러 현상에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의 동반 급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원/달러와 엔/달러,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으로 금융시장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인 1400원, 150엔, 7위안에 동시 육박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상황도 녹록지 않다. 외환시장 개입에도 위안화 가치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대도시 봉쇄조치로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수출 경기 역시 유럽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4분기부터 둔화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위안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이 지속되는 한 중국 경기, 내수 경기와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방어 차원에서 정책금리를 재차 인하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위안화 약세 기대감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어 "원화 역시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으로 쌍둥이 적자(경상과 재정수지 동반 적자) 위험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업황 사이클의 급락 현상도 원화 가치에 부담스러운 징조"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여건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 지표 이외의 재료 혹은 변수만으로 킹 달러 현상을 저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에너지와 중국 경기 리스크가 단기간에 진정 되기 어렵다는 점도 킹 달러 지속 우려를 높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기조 흐름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은 오는 13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와 오는 20~21일 FOMC 회의 결과"라며 "이달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소 시장에 유화적인 발언을 할 여지가 있으나 강력한 매파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킹 달러 지속과 함께 원화와 엔화, 위안화는 각각 1400원, 150엔, 7위안 이상에서 추가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