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만8.33포인트(3.03%) 급락한 3만2283.40으로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141.46포인트(3.37%) 내린 4057.6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97.55포인트(3.94%) 밀린 1만2141.71로 마감했다.
파월 의장이 이날 잭슨홀 연설에서 초강경 발언을 하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당분간 공격적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 방지 정책을 조기에 종료해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이 온다"고 강조했다.
개장 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6.3% 상승하며 전월(6.8% 상승) 대비 상승률이 둔화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동기대비 4.6% 상승하며 전월 발표치(4.8% 상승)와 시장 예상치(4.7% 상승)를 하회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8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예비치(55.1)와 전월 확정치(51.5)를 모두 웃돌았다. 월가 예상치인 55.2도 상회하면서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50.0)에서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연준의 9월 행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8월 물가 지표까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월 물가 지표에 대해 "환영할만한 뉴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훨씬 더 많은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펌홀딩스, 가이던스 밑도는 실적에 21% 급락… 엔비디아도 부진한 실적 발표에 9%↓
종목별로는 핀테크 기업 어펌홀딩스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에도 경영진이 제시한 가이던스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1.33% 급락했다.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추가적인 매출 하락 가능성이 언급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바클레이즈는 어펌홀딩스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35달러에서 2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달러 스토어 브랜드 달러트리 (NASDAQ:DLTR)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 가이던스를 하향 조절하면서 6.92% 하락했다. 파이퍼샌들러는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91달러에서 16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피터 키이스 애널리스트는 "달러 트리 실적발표에서 경영진은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이는 매도세로 연결됐다"며 "당사는 매도세 이후 달러 트리에 대해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글로벌 PC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둔화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주당 순이익(EPS)을 발표하자 9.23% 하락했다. 다국적 IT기업 델테크놀로지스는 PC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로 인한 성장세 둔화가 부각되면서 13.51% 급락했다. 아마존닷컴은 일렉트로닉 아츠에 인수를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에 4.76%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며 "결국 연준 정책 불확실성을 시장이 계속 끌어안고 가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9월 FOMC 이전에 가장 큰 결정 포인트인 8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9월 13일) 전까지는 연준도 시장도, 50bp 인상이든 75bp인상이든 특정 인상 강도를 단언하기보다는 각자의 베이스 인상 수준을 설정해 놓고 CPI 발표 이후 전략을 수정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