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 강세 속 다시 한번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한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하락전환하는듯 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상승세를 연출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4월29일(장중 1357.5원) 이후 13년4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 오른 1341.8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날 기록한 연고점인 1340.2원을 넘어섰다. 장중 한때 1346.6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24분께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6월13일 이후 첫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직후 환율은 하락 전환하며 1337.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오후 들어 다시 상승전환했다.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 6월23일 1300원대에 올라선 환율은 7월6일과 15일 각각 1310원, 1320원을 돌파했고 전날은 1330원을 넘어섰다. 이어 이날 다시 한번 연고점을 갈아치우면서 환율이 13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치솟는 환율을 잠재우기 위해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추세적 상승을 진정시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 주 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어 이를 앞두고 환율 상승세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말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포럼으로 올해는 오는 25~27일 열린다.
이 회의는 전 세계적인 통화정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잭슨홀 미팅을 통해 미 연준이 앞으로 남아 있는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과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전개될 경기 둔화와 연준의 속도 조절을 미리 짐작하다 FOMC 의사록에서 긴축기조를 황급히 확인한 뒤 환율이 추가 급등한 것"이라며 "하반기 미 달러는 연준의 정책 기조와 유럽의 에너지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영향으로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막을 만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달러 초강세 현상과 원화 추가 약세 압력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파운드, 유로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현상이 추가적으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단을 140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