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연우 선임기자]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9%를 넘어서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연말까지 베이비 스텝(0.25%p 금리인상)으로 복귀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다 7월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이 아닌 울트라 빅스텝(1%p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보다 가속했을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컨센서스를 크게 뛰어넘었다"며 "6월 에너지 가격 급등이 2개월 연속 쇼크의 주된 배경이지만 지난 5월에 이어 광범위한 품목에 걸쳐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식품·에너지 제외 근원지수가 전월 대비 0.7% 올랐는데 이는 중고차 가격 급등 시기인 지난해 6월 0.8% 이후 최대"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고차 가격 기저효과 덕분에 근원지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지난 달 6.0%에서 5.9%로 소폭 둔화됐지만, 이번 CPI 보고서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율은 6월이 정점일 가능성이 크지만, 3분기까지는 크게 둔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근원물가도 당분간 뚜렷하게 안정되기 어려울 위험이 높아져 연준도 올해 연말까지 25bp 단위 베이비 스텝 복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7월 100bp 인상 전망 급부상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이번 주 주말 발표될 미시간대 5~10년 기대인플레이션 예비치가 6월 3.1%에서 반등할 경우 7월 100bp 인상 가능성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긴축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주거비와 서비스 가격이 제대로 잡히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연준이 물러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CPI 지표 발표 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75bp 추가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라며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심지어 100bp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수준을 예측하는 CME 페드워치(CME Fed Watch)에 따르면 CPI 발표 전 75bp 인상 가능성은 92.4%로 압도적이었지만, 발표 후 100bp 가능성이 78.0%로 커졌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 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 긴축 영향이 더해지면서 내수 경기 둔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 CPI 발표 이후 연준위원들은 7월 100bp 인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두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전 연구원은 "캐나다 중앙은행은 전날 G7 국가 중 처음으로 100bp 인상을 단행했다"며 "7월 FOMC를 앞두고 연준위원들이 16일부터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에 100bp 인상에 대한 시장과의 공감 형성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7월 베이지북에서 일부 지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코멘트가 나오고 있어 7월 FOMC에서는 75bp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세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이연우 선임기자 infostock883@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