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앞두고 있는 컨테이너.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코로나 이후 자국 산업 보호 강화와 핵심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 대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최근 국제무역 환경 분석을 통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TBT 건수는 396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기존에 가장 높은 통보 건수를 기록한 2020년 3352건보다 18.3% 증가한 수치다.
TBT는 국가 간 서로 다른 기술규정, 표준, 시험인증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요소를 말한다. 관세부과와 같이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기업에는 수출을 지연시키는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해 신규 TBT 통보 건수는 2584건으로 이전에 가장 많았던 2018년 2085건과 비교해 23.9%가 증가했으며, 개도국과 저개발국들의 TBT 통보 증가 추세는 지난해에도 지속됐다. 주요 국가별로는 미국이 391건, 중국 126건, 한국 117건, EU 104건 등 순이었다.
(자료=대한상의)
글로벌 보호무역과 핵심기술 보호주의는 선진국에서 전략적 업종 기업의 FDI(외국인직접투자)를 억제하는 형태로도 나타났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한 해 글로벌 FDI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1조 달러 밑으로 급감했고, 외국인 투자 정책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52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규제정책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21개→50개)한 수치를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가파른 물가상승 및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으로 향후 세계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할 전망이라면서, 올해부터 선진국을 시작으로 점차 ‘엔데믹(Endemic)’체제로 전환하면서 각국의 무역 제한 조치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 속에서 주요국들의 공급망 재편과 기술 주도권 경쟁, 탄소 국경세 도입 등 새로운 보호주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면서 "향후 미·중·러 패권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더욱 부각될 전망인 만큼 통상 이슈에 대해 주요국과의 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자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