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사진=쌍용차 제공)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최근 쌍용차 매각 과정에서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해당 기업들을 중심으로 불공정개래 여부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전날(7일) 자본시장 관련 임원회의에서 "특정 테마주 신속 대응과 같은 차원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금감원 내 공시·조사·회계 부서 간 기밀한 공조로 조사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협의해 철저히 조사하고 발견된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금감원장이 쌍용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쌍용차 등 부실기업의 매각과정에서 주가 이상변동 등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금감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쌍용차 인수전 참가 의사를 밝힌 기업과 그 관계사의 주가는 롤로코스터를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장 마감직전 KG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KG케미칼과 KG동부제철우는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고, 이밖에 KG ETS(22.96%), KG동부제철(14.03%)도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다음날에도 장 초반 20% 이상씩 급등했지만, 상한가를 기록한 KG동부제철우와 KG동부제철 외에는 상승분을 반납하고 대부분 증발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급락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설이 나온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동안 쌍방울(108%), 광림(83%), 나노스(69%) 모두 급등했다. 하지만, 자금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인수전에 다른 기업이 뛰어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날까지 4거래일 동안 쌍방울(-31%), 광림(-18%), 나노스(-41%) 모두 급락했다.
앞서 지난 4일 쌍용차 인수 검토 소식이 전해지며 당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엔플러스도 4거래일 연속 내리막 일로다. 특히 전날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으나 신규 사업 집중을 위해 중단한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주가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던 중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다른 계열사 아이오케이의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쌍방울그룹 측은 입장문을 내고 "미래산업이 주식 차익 실현 논란과 관련해 손실을 본 매도일 뿐 차익 실현은 없었다”며 “매도를 통해 확보한 124억은 회사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한 것으로 일부 보도처럼 부도덕한 행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가가 급등한 틈에 지분을 처분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나타낸 기업의 주가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거액의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부정거래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시·조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