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가 강세다.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 글로벌 철강 업황 개선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관련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반사 이익을 받고 있다. 철강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비철금속 관련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철강지수 한달 새 10% 4일 KRX 철강지수l는 1.82% 오른 1800.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요 KRX 지수 가운데 운송 지수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날 세아제강(5.29%), 세아베스틸(4.05%), 한국철강(2.85%), 동국제강(2.05%), 현대제철(0.36%), 포스코 (KS:005490)(0.34%) 등 주요 철강주가 줄줄이 올랐다.
KRX 철강 지수는 최근 1개월 간 10.1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20% 올랐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최근 한달 간 포스코를 1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현대제철(258억원), 동국제강(87억원) 등도 사들였다.
철강주 주가를 좌우하는 글로벌 철강가격이 오름세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3월초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t당 810달러로 올해 초 740달러에서 7% 올랐다. 같은 기간 유럽 열연 가격도 4% 상승했다. 국내외 철강 업체들도 3월 내수가격을 인상했다. 포스코는 3월 유통향 열연 가격을 t당 5만원 올렸고, 국내 중소형 철강주도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철강 업황이 하반기부터 본격 개선할 것으로 봤었다. 러시아 사태는 업황 개선을 바탕으로 이뤄졌어야 하는 철강 가격 인상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철강 원료와 철강재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철강 업황은 유럽을 중심으로 단기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철강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오르면서 철강주를 둘러싼 수익성 우려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국내 철강 업체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줄줄이 기록했지만 올해는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었다.
철강주 주가 전망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이유다. 중국의 3월 양회도 기대할 만한 이벤트다. 양회에선 경기부양책 등이 논의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주가 흐름은 중국의 철광석 가격 개입 여부와 경기 부양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종목은 고유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강관파이프를 주로 생산하는 세아제강이 대표적이다. 매출의 50% 가량은 수출인데, 주로 미국 내 원유 운반에 필요한 파이프다. 고유가로 원유 파이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것도 수출 업체로선 호재다.
◆구리·알루미늄 관련주 전망구리와 알루미늄 관련주도 오르고 있다. 이날 구리 관련주인 대창은 13.69% 급등했다. 삼아알미늄(4.68%), 남선알미늄(2.43%), 조일알미늄(1.50%), 알루코(1.50%) 등 알루미늄 관련주도 올랐다. 구리와 알루미늄 모두 공급 불안은 커지는데,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러시아는 전세계 알루미늄의 6%, 구리의 3.5%를 공급한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등으로 알루미늄 수요처는 다양해지고 있다. 구리도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등에 쓰인다.
우려도 있다. 구리나 알루미늄 관련주는 시세에 맞춰 주가가 오르내렸다.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50% 가까이 급등했다. 주가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구리나 알루미늄을 가공해서 파는 국내 업체들이 수요처로부터 마진 축소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재고 효과로 단기 수익성은 괜찮은데 장기적으로 이 같은 흐름이 긍정적이겠냐는 우려는 주가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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