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페이팔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2021회계연도 실적을 일부 하향 조정했다. 공급망 차질과 노동 시장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년의 높은 기저에 따른 조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는 회사 펀더멘털이 훼손되진 않고, 다양한 이커머스 사업자와의 콜라보 가능성이 늘어난 만큼 페이팔의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언급한다.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팔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장마감 기준 전거래일 대비 0.78달러(0.38%) 주가가 하락한 204.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지난 8월 300달러 선까지 치고 올랐지만 이후 조정을 거쳐 최근까지 약 33%가량 낮아진 상태다.
페이팔은 2021회계연도 3분기 실적으로 매출 61억8200만 달러, 조정 영업이익 14억7000만 달러, 조정 EPS 1.1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2% 늘었고 영업이익은 1% 줄었으며 EPS는 3.7%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대비로는 매출이 소폭 하회했지만 조정 EPS는 상회한 모습이다.
핵심 지표인 결제금액이 309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다만 매출 컨센서스가 하회한 건 이베이와의 결제 계약 만료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학교 개학과 여행 관련 소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정 OPM은 23.8%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줄었는데 이는 ‘슈퍼 앱’ 출시를 위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었다. 순신규 활성계정수(NNA)는 1330만 개 추가하며 반등했고, 전체 활성 계정 수는 같은 기간 15% 늘어난 4억1600만 명, 판매자 활성 계정 수는 33000만 명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이베이 기반 결제금액의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건 확실해 보인다. 다만 이베이 제외 결제금액은 31% 늘며 델타 변이 확산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베이로부터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아마존과 파트너십 체결로 2022년부터 벤모를 활용하여 아마존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며 월마트, 알리익스프레스 등 다른 플랫폼에서의 결제액 증가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 언급했다.
페이팔은 공급망 이슈 및 노동 시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2021회계연도 총 매출과 EPS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매출은 종전 20% 증가에서 18%로, 조정 EPS는 종전 21%에서 19%로 각각 줄였다. 다만신규서비스와 신규 앱 론칭에 따른 이용자 유입이 지속되면서 연간 NNA 가이던스(5200만~5500만 개)는 유지했다.
2022회계연도 매출 ‘10%대 후반’ 성장을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20%)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이번 회계연도 큰 폭의 성장을 보였던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풀이되며, 이커머스와 디지털 결제 사업자들이 가이던스 베이스를 전분기에 이어서 다시 낮추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임 연구원은 “확실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위해서는 실적을 통한 가이던스(컨센) 상회 입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의 확실한 경쟁력, 7월 후반 이후 가파른 주가 하락에 우려가 이미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다운사이드는 제한적이며 향후 업사이드는 충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댄 슐먼 페이팔 CEO.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