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원세영 에디터]
※ 스텔란티스 Stellantis NV (STLA) NYSE
1 어떤 기업
세계 10대 자동차 그룹으로, 2019년 매출 기준 전세계 4위 수준의 대형 자동차 그룹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수 있습니다. 사명이 지난해 7월에 확정된 기업, 출범한 지는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와 푸조 그룹(PSA)가 올해 1월 합병하면서 대형 자동차 그룹이 탄생했습니다. 스텔란티스라는 이름은 스텔라의 변주로, 라틴어 동사인 스텔로와 관련해 “별에 둘러싸여있는 차량”이라는 이름으로 해석됩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와 푸조(PSA) 그룹은 2019년 10월 50대 50 비율로 합병 비율을 발표했고, 1년 3개월 뒤인 올해 1월 스텔란티스가 출범했습니다. 소속 브랜드는 이탈리아 출신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마세라티, 지프 등이 있고, 프랑스 출신 푸조 그룹의 푸조, 시트로엥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텔란티스라는 이름은 합병 기업의 지주회사 이름으로만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 FCA와 PSA는 경영통합 및 기술제휴가 있을 뿐 산하 브랜드의 이름과 로고는 그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에 동시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2 전기차 양산 계획
유럽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화상으로 진행한 'EV 데이 2021'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과 양산에 300억 유로, 약 40조82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 내 판매의 70% 이상, 미국 판매의 40% 이상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할 계획입니다. 스텔란티스가 보유한 14개 자동차 브랜드 모두가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입니다. 스텔란티스는 안정적인 전기차 양산을 위해 유럽과 북미에 있는 5개 배터리 공장과 협업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삼성SDI와 협업설이 있던데,
타바레스 CEO가 밝힌 스텔란티스가 협업할 유럽과 북미의 5개 배터리 공장 중에 하나가 삼성SDI입니다. 타바레스 CEO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 형태로 유럽과 미국에 총 5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협력 업체로 언급한 기업은 삼성SDI, ACC, LG에너지솔루션, CATL, BYD 등입니다. ACC는 프랑스의 배터리 업체인 사프트와 지난해 9월 스텔란티스가 합작해서 만든 조인트벤처입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SDI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스텔란티스의 전기차데이 이전에 이미 삼성SDI가 미국 진출을 알린 바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오래 전부터 GM과 협력해왔고,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손 잡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 기업이 여러 가지 특허를 놓고 한국과 미국에서 분쟁을 치르는 동안 미국 향 투자를 늘리면서 시장에 어필하기도 했고, 분쟁이 해결된 이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이 더해지면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실제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SDI는 이렇다 할 미국 시장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삼성SDI가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공언했고, 며칠 뒤 스텔란티스가 삼성SDI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두 기업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그랬던 것처럼, 일정 기간 협력 관계에 있었던 기업들과 합작한 경우가 많았는데, 삼성SDI 역시 현재 피아트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것도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삼성SDI는 "미국 진출과 관련해 합작사, 독자공장 건립 등 여러 안을 놓고 검토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4 실적은 어떤가
2020년 실적은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스텔란티스의 합산기준 매출은 1,344억 유로, 조정 영업이익은 71 억 유로, 조정 영업이익률은 5.3%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은 5.5~7.5%의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텔란티스의 2021년 1분기 연결기준 판매대수는 157 만대로 전년동기비 11% 증가했습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370 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합병 이후 1분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위기의 역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긍정적인 가격정책 및 개선된 제품 믹스를 주도하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매출액 증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 전기차 사업 진출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늦은 만큼 더욱 강력하고 더욱 빠르게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300억 유로, 40조원이 넘는 금액은 다른 기업에 비하면 상당히 놀라운 수준입니다. 포드는 최근 2025년까지 25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GM 역시 최초 발표 금액은 30조원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폭스바겐, 현대차 등이 추진하고 있는 자체 플랫폼 구축과 배터리 협력, 배터리 내재화 등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겠으나 그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간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테슬라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입니다. 현재까지는 특별히 비교 우위를 따지 기 힘들지만, FSA와 PSA 특성 상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내에 인프라가 오래 전부터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점은 충분히 대규모 투자와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6 수소차 산업에도 도전하나?
미래차 산업에 종합적으로 뛰어들고 있따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스텔란티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상용 밴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 상용차 시장의 성향에 맞춰 오펠과 푸조, 시트로엥 등의 브랜드를 통해 판매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오펠과 푸조, 시트로엥은 각각 비바로, 복서 그리고 점퍼 등 다양한 상용 밴을 시장에 생산, 판매하고 있는 만큼 시장 안착은 수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출력 및 운동 성능, 적재 능력 등은 따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400km에 이르는 주행 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출시일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고, 전기차도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기 보다는 서서히 발전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 중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7 투자 포인트
스텔란티스(STLA) 52주 주가차트 (출처:인베스팅닷컴)
GM과 포드가 그랬던 것처럼 전기차 전환 계획을 발표한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강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가 완성차 업계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주가는 오히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전기차 전환이라는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최근 발표되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중고차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텔란티스 역시 성장 동력을 확보한 대규모 자동차 기업으로, 투자 매력도는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조정 시 매수 관점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원세영 에디터 130se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