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베이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때문에 시장이 시끄럽습니다. 가장 핫한 이슈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다는 내용인데요.
만나본 네이버 최고위 관계자는 인포스탁데일리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일부 언론들은 신세계와 네이버의 공동인수 시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기형적 형태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 이베이는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판매가를 5조원 안팎으로 책정했습니다.
오픈마켓 1위라는 프리미엄을 고려한 조치인데요. 사실 이베이 측은 4조원 대에 매각협상을 마무리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옥션과 G마켓의 오픈마켓 플랫폼의 진화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성장세 역시 둔화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5조는커녕 2조원을 써도 비싸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겁니다. 플랫폼을 얼마나 바꿔야 하는지 가늠조차 안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인수하고 나서 플랫폼 정비에만 상당한 투자금이 투입될 지 모르는 상황인 겁니다.
흥행 저조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다급해진 쪽은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인데요. 이유인 즉 이베이는 이미 매각가를 고정가격처럼 정해 놨기 때문이랍니다.
이대로라면 4조원은 고사하고 팔리기나 할지 장담하기도 어려우니까요.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인수합병 시장의 트랜드는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라는 상황에 맞물려 매각사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내놓고 맞추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4조원도 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거죠. 덕분에 매각 주관사는 어떻게든 팔려는 쪽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절박함이 생겨난 거고요.
누구든 끌어 들여서 흥행의 불씨를 만들어내야 하는 겁니다. 그 불씨는 신세계와 네이버 컨소시엄이겠지만, 바램과 달리 컨소시엄 구성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네이버와의 협업을 과시하는 동시에 경쟁자들의 입찰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결국, 실체도 없는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으로 머리가 복잡해 진 곳은 롯데와 SK텔레콤입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