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개발한 전기 자동차 전용 플랫폼 'E-GMP'. 출처= 현대자동차 그룹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중국 CATL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현대자동차 그룹(005380)의 전기 자동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탑재되는 기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3종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22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그룹은 오는 2023년 이후에 출시할 예정인 3차 E-GMP 물량의 배터리 공급 업체로 CATL과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CATL은 3개 차종 가운데 2개에, SK이노베이션은 1개에 각각 배터리를 납품하게 된다.
3차 E-GMP 배터리 물량의 규모는 당초 알려진 약 20조원의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량은 '아이오닉 7'과 기아의 SUV 3종 등 4개 차종에 탑재될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 아이오닉 7이 제외되면서 9조원 규모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아이오닉 7용 배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설립되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법인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CATL이 E-GMP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CATL은 16조원 규모의 2차 E-GMP 배터리 공급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수주한 바 있다.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하이브리드카(HEV)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CATL이 24.0%로 1위를, LG에너지솔루션은 23.5%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CATL의 경우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0.4%에 그쳤던 중국 외 시장 점유율이 2020년에는 6.5%까지 늘어나 눈길을 끈다. CATL은 지난 연말과 이달에 잇달아 중국 내 대규모 배터리 공장 신증설 계획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도 배터리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CATL은 첫 해외 생산 기지로 독일에 짓고 있는 연산 14GWh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올해 하반기 중 가동할 예정이며,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폭스바겐과 BMW 등 현지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