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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 BNK캐피탈, 험난한 사업다각화

입력: 2021- 02- 16- 오전 12:39
© Reuters.  ‘제자리걸음’ BNK캐피탈, 험난한 사업다각화

2020년 BNK캐피탈 주요 지표. 출처=BNK캐피탈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자동차금융을 주력으로 한 BNK캐피탈이 지난해 순이익이 하락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캐피탈업계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유례없는 성장을 거둔 반면, BNK캐피탈은 실적이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이는 사업다각화 추진에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캐피탈 업계 호황 속 BNK캐피탈 '역성장'

15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BNK캐피탈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9%가 하락했다.

지난해 조정영업이익은 3256억원으로 이자부문이익 2439억원, 수수료부문이익 391억원, 기타부문 이익 426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부문과 수수료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각각 8.6%, 30.3%가 늘어났지만 기타부문이익은 19.2%가 하락했다.

BNK캐피탈은 이러한 상황에서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전입액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BNK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하고 있는 영업자산 규모가 총 6조7634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출채권은 4조2376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리스자산 1조8389억원, 할부금융채권 2779억원, 유가증권 1873억원, 기타 1204억원 등이다.

BNK캐피탈은 운용자산 규모면에서 전년 대비 24.7% 증가하며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할부금융과 신기술금융 부문은 각각 95.6%, 26.7% 급감했다. 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면서 영업자산 내 자동차금융 비중을 40% 수준까지 축소했다.

반면 경쟁사인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10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26%가 성장했다. JB우리캐피탈 역시 BNK캐피탈처럼 과거 자동차금융자산이 영업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서서히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18년 71%에 달했던 자동차금융 자산을 지난해 59%로 줄였으며 비자동차금융 자산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총영업이익 3064억원 중 이자이익 2171억원, 리스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낮은 리테일 부문에 속하는 자동차금융자산 비중이 BNK금융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깜짝 실적을 냈다.

금융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총자산순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부분에서도 BNK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은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BNK캐피탈은 지난해 ROA가 1.05%로 2018년 1.48%, 2019년 1.40%에 이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ROE도 2018년 12.08%, 2019년 10.97%, 2020년 8.74%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JB우리캐피탈은 2020년 기준 ROA와 ROE가 각각 1.62%, 11.91%로 BNK캐피탈 대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BNK캐피탈보다 자산규모가 작은 DGB캐피탈도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DGB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276억원) 대비 30.8% 늘어났다. 또 하나캐피탈은 전년 대비 64.5%가 증가한 17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 역시 자동차금융 중심에서 소비자대출, 내구재 할부 헨탈, IB금융, 글로벌 등으로 다각화했다.

자산규모 상위 23개사 캐피탈사 중 BNK캐피탈은 ROA 성적이 지난해 9월 기준 17위로 전년 말(14위) 대비 3단계 내려갔다. BNK캐피탈은 양호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캐피탈 업계 전반적인 실적이 상승하는 것에 대비 뒤처지고 있다.

수익성 제자리걸음…자산건전성 우려까지 겹쳐

수익성이 제자리걸음인 BNK캐피탈은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NK캐피탈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 하면서 영업자산 내 자동차금융 비중을 줄이고, 기업대출과 개인 및 개인사업자대출 등으로 대체했다. 구체적으로 개인 및 개인 사업자대출이 20%, 일반할부·리스·렌탈 12%, 기업대출 2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금융 성장성이 둔화됨에 따라 과거 취급된 상용차 자산 위주로 건전성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BNK캐피탈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기준 강화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정부의 대출 원금 및 이자 상환유예에 따른 깜깜이 여신 우려도 함께 겹치는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BNK캐피탈 자동차금융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19년 4.0%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9월 기준 2.4%로 내려갔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11.3%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8.6%로 낮아졌다. 기업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6%에서 1.5%로 떨어졌다.

BNK캐피탈은 건전성의 지표인 각 영업자산별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낮췄지만, 업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9월 기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1.2% 수준이다. 또 영업자산의 60%를 차지하는 자동차금융(40%)과 개인대출(20%)은 경기변동에 민감해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신차금융시장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어 중고차, 수입차, 렌터카 등 상대적으로 고수익 자산으로 자동차금융자산 내 세부자산을 재구성하고 있다”라면서 “최근 리밸런싱이 고수익-고위험 자산 위주로 이루어진 점을 고려할 때 대손부담률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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