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3년간 약 5000억원을 안전·환경 분야에 투자한다. 또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큰 성과를 내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도록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 안전·환경 강화 방안’을 3일 내놨다. 회사의 우선순위를 성과에서 안전·환경으로 바꾼 게 핵심이다. 실적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안전·환경 분야에서 대대적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안전·환경 문제에 대한 롯데케미칼의 강한 의지는 김교현 대표(사진)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김 대표는 “안전·환경은 화학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업(業)의 본질 그 자체”라며 “안전·환경이 담보되지 않은 성과는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선 성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안전·환경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사소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며 “올해를 가장 안전한 기업 원년으로 삼아 안전·환경 강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전·환경 분야에 투자하는 5000억원은 △안전 작업관리 시스템 △설비 예지정비 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 공정 △안전환경 리스크 대응력 강화 등에 쓰인다. 안전환경 전문가를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공정·설비·안전 관련 외부 자문단도 운영한다. 현장 간부들은 안전 자격증을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이 신년 첫 메시지로 안전·환경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작년 3월 발생한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 폭발사고로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고 실적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다. 당시 사고로 회사 직원과 주민 등 100여 명이 다쳤고, 핵심 생산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롯데케미칼은 10개월간 복구 과정을 거쳐 지난달 30일이 돼서야 상업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화학 업황이 작년 하반기 이후 개선된 만큼 안전사고만 없다면 올해는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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