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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폭등하는 테슬라, 야후의 뒤를 따르나

입력: 2020- 12- 02- 오후 05:02
© Reuters.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폭등하는 테슬라, 야후의 뒤를 따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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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날 뉴욕 증시가 부양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1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0.63% 올랐고, S&P 500지수는 1.13%, 나스닥은 1.28% 상승했습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이날 아침 상원의 양당 중진의원들이 초당적으로 9080억 달러 규모 부양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잊혔던 부양책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들은 공화당이 주장하는 급여보호프로그램 2800억 달러를 넣고 1인당 1200달러의 부양책 수표를 제외했으며, 대신 민주당이 원하는 주.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안 1600억 달러, 코로나 백신과 테스트 예산 160억 달러도 넣었습니다. 12월26일 만료되는 팬데믹 실업급여와 관련해선 한 주에 300달러씩 지원하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이는 민주당이 요구해온 주당 600달러보다는 작은 규모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상원 청문회에서 2021년 예산안을 협의하면서 부양책 일부를 포함시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만나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대선 이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도 그다지 좋지 않아 부양책의 필요성을 높였습니다. 미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5로, 전월 59.3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특히 세부지표 중 고용은 48.4로 전월보다 4.8포인트나 하락해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JP모간이 집계한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체이스 카드의 소비액도 전년보다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8%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쇼핑은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므누신 장관과 함께 출석한 상원 청문회에서 "너무 적은 부양책보다는 너무 많은 부양책으로 인한 위험이 적다"며 의회에 부양책을 촉구했습니다. 또 "이론적인 인플레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Fed로서는 모든 걸 다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만약 부양책이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오는 26일부터 팬데믹 실업급여가 사라지고, 임시 퇴거 방지 중단, 연방정부 학생대출 상환중지 등 기존 부양책으로 보호되던 조치들도 사라집니다.

어제 ‘12월 산타랠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월가의 시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이건 부양책이 없다는 걸 가정한 겁니다. 만약 1조 달러 부양책만 나와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날 증시가 올랐을 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10년물 금리가 0.94%까지 급등하는 등 반응이 있었습니다. 부양책 기대감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이끌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가 "우리는 급히 움직여야 한다. 무대책은 점점 강해지는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고 대대적 대응을 다짐한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장 막판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총무가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는 "부양책은 예산안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야하는 데 (새로운 논의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초당적 부양책을 거부했습니다. 오는 11일 예산안 데드라인까지 협의를 끝내기에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5000억 달러 규모의 기존 공화당의 부양책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고 싶다고 고수했습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장 막판 뉴욕 증시의 상승폭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부양책 통과 가능성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매코널 대표가 공식 거부했고, 이날 초당적 부양책을 발표한 공화당의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의원 등은 당내 비주류들인 만큼 가능성을 높게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속 오르는 증시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시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전략가는 이날 "현재 투자자들의 유포리아 수치는 과거와 비교해보면 향후 12개월 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100%라는 신호"라며 "지난 9월 초 조정 직전에도 이런 수준이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경고는 종목별로도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S&P글로벌이 지난 30일 S&P 500지수에 테슬라를 편입하면서 한꺼번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덕분에 이날 또 다시 3.02% 올라 584.76달러로 마감됐습니다. 워낙 시가총액(이날 종가 기준 5543억 달러)이 큰 만큼 원래 두 차례에 나눠 편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기존 다른 종목들과 같은 방식으로 편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테슬라의 S&P 500 지수내 비중은 1~1.5%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현재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펀드들의 자산은 11조2000억 달러 이상이며 지수를 쫓는 인덱스 펀드만 약 4조6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테슬라의 유동주식(일론 머스크의 지분을 제외)은 4370억 달러 규모로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거래 수요 물량만 727억 달러에 달할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패시브 펀드들은 비중이 큰 테슬라를 편입하지 않으면 지수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패시브 펀드의 성과는 지수와의 괴리율로 따집니다. 테슬라 (NASDAQ:TSLA) 주식을 사지 않아 자신의 성과가 낮아질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할 펀드매니저는 많지 않을 겁니다.

이 때문에 편입일인 21일 직전, 즉 오는 18일 종가, 혹은 하루 이틀 전에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18일은 주가지수선물 및 옵션과 개별주식 선물 및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달 16일 S&P 500 지수 편입이 발표된 뒤 40% 넘게 급등했습니다.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580%나 폭등한 상태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S&P글로벌이 지금 시점에 테슬라를 편입키로 한데 대해 패시브 펀드들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편입을 아예 늦추거나, 아니면 더 빨리 편입했어야한다는 겁니다. FBB캐피탈파트너스의 리서치담당이사 마이크 베일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주가가 5배 오른 후에 이 주식을 사야만 한다는 상황 자체가 싫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라도 매니저들이 직접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의 경우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액티브 펀드는 거의 편입하지 않을 것이란 게 월가 컨센서스"라며 "테슬라 대신 비슷하게 움직이는 기술주를 대체재로 사려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S&P5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액티브 펀드들이 80억 달러 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① 사야할 기회를 놓쳤다. 주가가 너무 올라버렸다.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보면 지금 사는 건 실수가 될 수 있다.

② GM 폭스바겐 등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이 줄줄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데 테슬라의 경제적 해자가 그리 크지 않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S&P500지수에서 여섯 번째로 큽니다. 버크셔해서웨이에 앞서며 페이스북 (NASDAQ:FB) 바로 아래입니다. 이런 거대한 종목이 한꺼번에 지수에 들어온 사례가 없습니다. 그나마 견줄만한 게 1999년 야후의 사례입니다.

S&P는 1999년 11월30일 일주일 후 야후를 지수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야후는 하루 24% 폭등한 것을 포함해 5거래일간 64% 상승했습니다. 12월 31일까지 따지면 한 달 만에 103%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지수 편입으로 주가가 오른 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야후의 주가는 2000년 86 %, 2001년 41 %, 2001년 8% 하락했습니다. 물론 야후가 구글에 밀리면서 실적이 부진해진 탓, 나스닥의 닷컴버블이 터진 탓 등도 중요한 원인일 겁니다.

이 때문인지 머스크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주가 폭락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그는 "지난 1년 동안 테슬라의 수익성은 1%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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