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동시 반등’에 성공했다. 두 회사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7개월 만이다. 3분기 전체 판매량도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달리 홀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회복에 맞춘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5만5918대를 판매했다고 4일 발표했다. 작년 동기(5만3510대)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 미국법인(KMA)도 지난달 5만5519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4만4619대)보다 24.4% 늘어났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3분기 전체 판매량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3분기 전체 판매량은 33만9586대로 작년 같은 기간(33만6684대)보다 0.9% 늘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기아차의 라이벌인 도요타의 3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혼다(-9.5%) 폭스바겐(-9.6%)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너럴모터스(GM·-9.9%) 피아트크라이슬러(-10.4%) 포드(-4.7%) 등 미국 자동차업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기아차의 약진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역할이 컸다. 3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차 모델 10대 중 6대가 SUV였다. 현대차의 중형 SUV 투싼은 지난달 1만644대가 팔려 5개월 연속 1만 대를 넘었다. 기아차의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와 소형 SUV인 셀토스는 월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세 분기 만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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