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 하락폭이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올해 2%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68억3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급감했다. 조업일수는 작년 동기보다 하루 적은 13.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3.5% 줄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같은 기간 28.8% 감소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19.0%(9월 기준)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이다. 반도체에 이어 석유제품(-38.4%) 선박(-8.4%) 승용차(-6.5%) 등도 부진했다. 국가별로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판매가 20.0% 줄었다. 유럽연합(-36.6%) 일본(-21.3%) 미국(-17.4%) 베트남(-2.3%) 수출도 쪼그라들었다.
월말까지 이 추세가 지속되면 작년 12월(-1.7%) 이후 11개월째 ‘수출 마이너스’(월간 기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15년 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하락 후 최장 기간이다. 두 자릿수 감소율로 마감하면 올 6월(-13.8%) 이후 5개월째가 된다.
10월 1~20일 수입은 254억16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1% 줄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4억1700만달러 흑자였다. 수입품 중 원유(-31.5%) 가스(-39.1%) 석유제품(-37.0%) 등 자원 관련 품목의 감소폭이 컸다. 한·일 무역갈등에 따라 일본과의 교역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일본으로부터 수입은 30.1% 줄었고 수출은 21.3% 뒷걸음질쳤다.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작년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했던 수출은 올해 5000억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대비 10% 넘게 줄어드는 수치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432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5% 적다. 무역 흑자폭은 301억달러(누적 기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무역수지가 작년(697억달러)의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2012년(283억달러) 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에 ICT 수출액 11개월째 감소
10월 수출 19.5% 감소…반도체 28.8% 하락 ...
10월 1~20일 수출 19.5% 감소…일평균은 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