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뉘른베르크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곳에 슈타인(돌이라는 뜻)이라는 소도시가 있다. 이곳엔 필기구업체 파버카스텔 본사가 있다.
1761년 창업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연필 색연필 만년필 등이다. 올해로 258년째를 맞은 이 회사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의 다이엘 로거 최고경영자(CEO)는 “파버카스텔의 장수 비결은 혁신과 글로벌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3박자를 중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연간 연필 생산량은 20억 자루. 120개국에 수출한다. 연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업체다.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콜롬비아 등 10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종업원은 국내외를 합쳐 약 8000명, 연 매출은 1조원 수준이다.
로거 CEO는 연필에 혁신을 입힌 것을 성장 비결로 꼽았다. 그는 “연필을 뾰족하게 깎은 뒤 방바닥에 던져도 심이 부러지지 않도록 단단한 심을 사용하는 것, 어린이가 입에 넣어도 해롭지 않게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쓰고 있는 것, 연필심 경도를 단계별로 나눈 것, 연필에 브랜드를 도입한 것도 우리가 일궈낸 혁신”이라고 소개했다. 생산공정은 크게 변한 게 없지만 제품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1908년에는 60가지 색상을 지닌 색연필을 출시했다. 수채화 빛깔까지 섬세하게 구현할 수 있다. 글로벌화는 이미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됐다. 1849년 미국 뉴욕, 1851년 영국 런던에 각각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인도 중국 일본 호주 남미까지 시장을 개척했다. 필기구 선발주자인 영국과 프랑스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파버카스텔은 제품의 품질에 최고의 우선순위를 뒀다. 1856년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광산의 광물권을 얻어 최고 품질의 흑연을 확보한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다.
뉘른베르크(독일)=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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