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 롯데가 혜택이 큰 유료멤버십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쿠팡 등 이커머스업체들이 유료멤버십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자,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온라인 충성고객 만들기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는 지난 1일 매월 회비 2900원을 내는 멤버십 서비스 '롯데오너스'를 내놨다. 롯데오너스 회원은 백화점·마트·슈퍼·롭스·홈쇼핑·하이마트·닷컴 등 롯데쇼핑의 7개 계열사 쇼핑몰에서 한 달에 2번씩 총 14회 무료배송 쿠폰을 받는다. 통상 무료배송이 아닌 상품의 배송료가 2500원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에 두 건만 롯데오너스로 주문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란 얘기다. 각 사에서 최우수등급 고객 수준인 최대 2%의 엘포인트 적립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월 2900원에 무료배송·최대 2% 적립…롯데ON 유료멤버십 선보여(사진=롯데e커머스 사업본부 제공)
롯데 비유통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추가적인 할인 혜택이 있다. 예를 들면 회원의 경우 롯데월드 어드벤쳐 자유이용권을 44% 할인해준다. 롯데콘서트홀의 모든 낮 공연에 대해서는 20% 할인해준다.
게다가 현재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는 롯데오너스 멤버십 첫 가입 시 한 달간 무료 멤버십 체험 혜택을 제공한다. 7월 한 달간 7개 계열사 쇼핑몰에서 1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롯데시네마 영화티켓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걸었다.
롯데는 현재 일부 계열사에서 유료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 계열사의 통합 회원제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롯데홈쇼핑은 엘클럽을 기존과 같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무료배송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은 발생하겠지만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의 충성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온라인 경쟁에서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 활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오너스의 회비 2900원은 유통가에서 '공공의 적'이 된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클럽'과 같은 수준이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선보인 유료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만 로켓배송을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단기간에 150만명이 넘는 회원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해당 멤버십은 로켓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상품 구매 후 30일 동안 무료반품·교환 등을 할 수 있다. 쿠팡은 로켓와우클럽 월회비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를 통해서만 결제 가능하도록 조치해 충성도를 다시 한번 강화했다.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들은 대부분 유료멤버십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각각 '특가클럽', '슈퍼세이브'란 이름의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티몬페이, 원더페이와 함께 사용을 유도해 할인과 적립 서비스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온라인몰 11번가는 이달 복합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를 선보이며 고객 몰이를 시도하고 나섰다. 11번가의 간편결제 '11페이'와 SK텔레콤의 'T페이'를 합쳐 오프라인 가맹점 서비스를 강화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유료멤버십을 도입한 곳은 이베이코리아다. 2017년 선보인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자체 간편결제수단인 스마일캐시로 3만5000원을 제공한다. 스마일클럽 전용 딜을 선보이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며 유통가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유료멤버십 회원은 일반 회원보다 구매 단가가 높고 구매횟수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술적으로는 유통사가 손해일지라도 장기적인 고객 확보 차원에서는 투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아마존의 유료멤버십인 아마존프라임 회원의 연평균 구매 금액과 횟수는 비회원 대비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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