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담판에서 휴전 연장 이상의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각 업계와 월가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의 보류 여부다. 이 부분에 대한 미국의 결정이 당장 지구촌 거시경제 향방에 결정적인 변수라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는 전날 전화 통화를 갖고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에서 협상을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양측은 중국의 통상 시스템 개혁을 포함한 주요 쟁점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좌초 위기에 빠진 협상의 극적 반전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자들이 일본 담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의 주장도 다르지 않다. 양측의 불신과 마찰이 한층 깊어진 만큼 오히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협상 당시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난징대학의 주 펑 국제 관계학 교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하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절충하려는 의지를 보일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세간의 조명이 집중된 부분은 3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여부다. 정상회담 이후 협상을 지속하더라도 관세가 확대 시행될 경우 전세계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경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직후 관세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정책자는 “선의의 뜻으로 추가 관세 도입이 보류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를 확실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목적은 협상 재개 자체에 있다”며 “미국 측은 기존에 요구한 합의안에서 물러날 뜻이 없고, 관세와 관련해 어떤 조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 제한과 화웨이 보이콧이 협상 테이블에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언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미국은 오히려 중국 IT 업계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화웨이에 이어 5개 중국 IT 업체를 제재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5월로 예상됐던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 고위 정책자는 양국 협상이 수 개월, 혹은 수 년간에 걸쳐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 지루한 장기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