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안 오일 컴퍼니(아람코)가 한국에서 수소에너지 협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5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수소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앞서 한국을 찾은 나세르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자동차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나세르 사장은 다란에 있는 킹파드대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하고 1982년 사우디 아람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 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같은 나세르 사장의 말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현대차에 협업을 요청한 것은 정유에만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탈피하고자 하는 전략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세르 사장은 회사가 지속 가능하려면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수소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자는 취지로 정 수석부회장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연구 실적을 쌓고 실증적으로 차도 생산한 현대차와의 다양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세르 사장은 한국에 오기 직전인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수소인프라 기업인 에어프러덕츠와 함께 첫 수소충전소를 열었다.
나세르 사장은 현대차 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한국에 더 많은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추가 투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람코는 원유 탐사부터 개발 생산에 이어 정제 석유화학 유통판매 등까지 석유 생산과 소비 등 전 분야에 관여하고 있다. 전 세계 13.3%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에쓰오일 지분 63.46%,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의 수익구조는 배일에 쌓여있다가 지난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2240억달러의 영업이익이 공개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상장사 중 세계 1위 기업인 애플(818억달러)과 삼성전자(776억달러), 알파벳(404억달러)을 합친 것보다 많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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