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무역 마찰과 이에 따른 경기 하강 기류가 지구촌 원유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달 말 만료되는 감산 합의안의 연장 여부에 대한 산유국들의 결정이 향후 유가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OPEC은 월간 보고서를 내고 올해 원유 소비가 하루 114만배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앞서 예상치에 비해 하루 70만배럴 줄어든 수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난기류를 만난 이후 경기 침체 경고가 고조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OPEC은 보고서를 내고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무역 마찰이 확산된 데 따라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특히 부채 규모가 큰 신흥국이 난관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유럽 주요국의 재정 문제, 여기에 일본의 경기 둔화 및 미국 재정확대 효과 희석도 전반적인 경제 성장 및 원유 수요를 압박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은 지난해 12월 하루 최소 120만배럴의 감산안에 합의하고, 이를 시행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PEC의 원유 공급 규모가 하루 2990만배럴로, 23만6000배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량이 7만6000배럴 감소, 하루 970만배럴을 기록했다.
월가는 산유국의 정기 총회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달 하순과 내달 초 사이 산유국들은 회동을 갖고 기존의 감안 합의안을 연말까지 연장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러시아가 사우디의 감산 연장 주장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합의 도출이 매끄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후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유가 안정을 위해 감산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셰일 업계의 공급 확대로 인해 OPEC과 산유국들이 감산 연장을 합의하더라도 유가 영향력이 과거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장중 강한 상승 흐름을 탔다. 오만해에서 발생한 두 건의 오일 탱커 공격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4% 가까이 급등한 뒤 상승폭을 2.2%로 낮추며 배럴당 52.28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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