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지칭해 화제다.
지난달 10일 미국의 관세 인상 이후 신경전이 크게 고조된 한편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회담 직후 추가 관세 여부를 결정할 뜻을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생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열강들에게 세계화와 다자 무역 시스템을 지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생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경제포럼에서 함께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뉴스핌] |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서 시 주석과 회동할 계획을 밝히고, 양국 정상회담 직후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일본 담판에서 중국 측이 만족스러운 타협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추가 협상 시도 없이 강경한 행보에 나설 입장을 밝힌 셈이다.
지난달 10일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으로 재점화된 무역 마찰은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과 중국의 보복 등 악화 일로로 치달았다.
일촉즉발의 경제 냉전 위기에 러시아 방문에서 시 주석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미국의 거래 제한 금지 조치로 국제 고립 리스크를 맞은 화웨이가 러시아의 첫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하기로 했고, 그 밖에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이 마련됐기 때문.
미국을 향한 푸틴 대통령의 비판도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그는 시 주석과 함께 참석한 포럼에서 미국의 화웨이 압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 행보가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며 “냉전이 무역시장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영역으로 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과 강력한 경제 상생 관계를 구축할 뜻을 밝히며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회동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 마련 여부를 통해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앞서 미국 언론들은 월가가 예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휴전의 연장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궁극적인 협상 타결이 단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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