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뉴욕 증시가 급락할 때 오후 2~4시가 되면 모두 공포에 질렸습니다. 이 시간만 되면 스멀스멀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24일을 바닥으로 뉴욕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이 시간은 즐거운 시간으로 변했습니다. 이 시간대가 되면 어디선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대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펀드들이 거래를 많이 하는 시간대입니다. 지수를 쫓아가기 위해 그날 종가가 대략 정해지는 장 막판에 주문을 많이 넣는 것이지요.
특히 지난 몇년간 이같은 패시브펀드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급격히 몰리면서 오후 3~4시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30%가 넘습니다.
베스포크투자그룹에 따르면 지난 12월26일부터 지난주 8일까지 오후 3시 이후 마지막 1시간 동안 매일 평균 S&P500 지수 기준으로 0.22% 상승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기술적 분석가들은 이런 장 막판 상승세를 향후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좋은 신호로 해석 했습니다.
대규모 패시브펀드들의 강한 주식 수요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자에 “늦은 오후 증시가 랠리 종을 울린다”(Late-Afternoon Stock Rallies Ring Bell)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겠습니다.
하지만 뉴스가 나오자마자 이런 좋은 분위기가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BMO뱅크오브몬트리올의 브래드 위샥은 15일 “지난 4거래일 연속으로 막 막판 30분간 매도압력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건 뭔가 변화하는 징조”라고 지적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12일 다시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었습니다.
지난 11월에도 그랬고, 지난해 12월에도 200일 이평선을 넘어선 뒤에 S&P500 지수는 오래동안 위에 머무르지 못하고 하락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까요? 기술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그건 다른 얘기가 되겠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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