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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한동환 KB금융 CDIO "구글·페북과 경쟁, 생활허브 목표"

입력: 2019- 01- 17- 오전 12:24
[디지털금융]한동환 KB금융 CDIO "구글·페북과 경쟁, 생활허브 목표"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토스,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들은 협력 상대이지 싸울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이 더 위협적이죠."

KB금융그룹의 디지털혁신총괄(CDIO), 데이터총괄(CDO) 임원을 겸임하고 있는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전무는 은행의 경쟁자로 글로벌 IT 기업을 꼽았다.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킬러 콘텐츠'에 대한 KB국민은행의 고민은 깊다. 은행이라는 신뢰 모델에 킬러 콘텐츠를 더하면 소비자들의 삶 속 깊숙히 침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무기는 KB금융그룹의 클라우드 플랫폼 '클래온(CLAYON)'이다. 클래온은 일종의 개방된 공작소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필요한 송금, 결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핀테크 기업이나 개발자가 이를 가져다 쓰면 된다. 은행이 이미 만들어 놓은 금융 서비스 개발 도구를 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식이다.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전무 [사진=KB국민은행]
클래온을 활용하면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 갈 때 반려동물을 맡길 사람을 찾는 서비스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문제)는 믿고 맡길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죠. 동물병원 등도 믿기 어렵거든요. 만약 돌봐줄 사람을 경매로 고르고, 여기에 결제 시스템을 붙이면 온라인에서도 쉽게 팻시터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은행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 믿을 수 있겠죠. 이처럼 클래온은 은행의 신뢰와 금융 서비스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환경입니다."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은행의 변하지 않는 핵심은 '신뢰'라고 한 전무는 강조한다.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을 찾고, 동물병원을 추천하는 생활 서비스를 믿을 만한 은행이 제공한다면 강력한 '허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래온으로 만든 다양한 콘텐츠는 KB국민은행의 모바일 앱인 '리브'에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의 모바일앱은 크게 'KB스타뱅킹'과 '리브' 2가지다. 스타뱅킹이 금융 서비스를 총망라한 백화점이라면, 리브는 송금, 결제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담은 편의점 개념이다.

스타뱅킹이 이미 모바일뱅킹 실사용자 수에서 국내 1위로 올라섰기 때문에 올해는 리브에 집중할 계획이다. 젊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 리브에 콘텐츠를 더해 1등 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소위 앱팔이라고 하죠. 영업점을 평가할 때 앱 설치 실적을 반영하는 것인데, 지난해에는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이를 제외하고도 스타뱅킹이 실사용자에서 1등을 했습니다. 올해는 리브에 집중해서 핀테크 앱보다 앞서는 톱 티어(Top-tier)가 될 겁니다."

KB금융그룹의 디지털혁신총괄임원에게 올해 맡겨진 또다른 과제는 조직 문화, 업무 방식에도 디지털 DNA를 심는 것이다. 단순 업무를 줄이는 대신 고객 상담 서비스를 늘리고,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은행 업무 자체에 자동화나 빅데이터 분석 등을 적용하고 있다.디지털 변화에 잘 대응하기 위해 조직에 유연성을 더하고 있다.

디지털금융그룹도 젊은 직원들을 앞세워 조직에 유연성을 불어넣고 있다. 49명 중 차·과장급은 10명 남짓이고 대리급인 L1직급이 업무를 이끈다. 에이스 리더와 구성원들이 은행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일을 추진하기도 한다. 야유회도 남다르다. 정해진 장소도, 다 함께 가야할 의무도 없다. 원하는 곳에 갔다 와서 사진을 공유만 하면 된다.

"야유회만큼은 직원을 위해 써야 하지 않나 해서 지난해부터 방식을 바꿨더니 참석률 100%가 됐습니다. 동기들끼리 낚시를 하기도 하고 케이크를 만드는 등 새로운 경험을 주로 하더군요. 마사지를 받거나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힐링도 하고요. 젊은 고객들의 감성을 잘 이해하고 소통하려면 은행부터 유연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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