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 뒤 각 기관에 바이든 대통령이 제한을 걸어 둔 해상과 연방 소유 토지 석유 생산을 풀도록 지시할 계획이다. 화석연료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석유 증산을 공언했다. 값비싼 친환경 에너지 대신 화석연료를 확대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8월 인터뷰에서 "우리는 에너지 주도권을 잡아 엄청난 돈을 벌 것이고 유럽 전역과 전 세계에 공급할 것"이라면서 "2~3배 수준으로 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화석연료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요직에 앉히며 친환경을 외친 바이든 정부와 반대되는 정책을 예고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내무부 장관 겸 국가에너지 의장에 내정했다.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에너지부 장관 겸 국가에너지회의 위원으로 지명됐다.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리 젤딘 전 하원 의원이 내정됐다.
미국이 대대적인 석유 증산에 나설 경우 세아제강의 강관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관은 내부가 빈 봉 형태를 띠는 철강제품을 통칭한다. 세아제강은 배관용, 유정용, 구조용 등에 사용되는 강관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미국 상부무에 따르면 자국 유정관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다. 송유관 수입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한국은 2위인 멕시코(유정관 6%, 송유관 8%)의 3배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지난 14일엔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관세청'(External Revenue Service·대외수입청)을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관세 업무를 국경 관리와 이민 업무도 함께 담당하는 '세관국경보호국'에서 떼어내 '대외수입청'이 관세 징수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은 국내 철강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강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관세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2016년 미국 휴스턴 공장을 인수해 생산 거점을 마련했으며 연간 생산량은 약 25만톤에 달한다.
대대적인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경쟁사들의 대미 강관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강관 수입량 감소는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세아제강의 실적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세아제강은 내수 철강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강관 수출에 주력할 전망이다. 한국 철강 산업은 중국 건설시장 침체로 과잉 생산된 철강재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세아제강의 지난해 매출을 1조6885억원으로 예상했다. 2023년(1조8609억원) 대비 9.3%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19억원에서 1043억원으로 55.0%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신정부 출범 후 전통자원 개발 및 에너지 수출 확대 정책을 예정하고 있어 올해 에너지강관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내 수요 부진으로 대부분 철강사는 올해 증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세아제강은 미국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2%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