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뷰티 브랜드들의 활약이 컸다. 미국과 일본 등의 이커머스에서는 K뷰티 브랜드인 코스알엑스, 에이피알, 아누아, 구다이글로벌(조선미녀·티르티르) 등이 뷰티 카테고리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아마존 (NASDAQ:AMZN) 프라임데이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시즌에 일제히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코스알엑스는 '스네일 라인' 'THE RX 라인'을 중심으로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스킨케어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아마존 프라임 데이'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에서는 코스알엑스의 대표 제품인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가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조선미녀는 한방 화장품을 콘셉트로 현지에서 주목받았다. 대표제품인 '맑은쌀썬크림'은 2023년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선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며 붐을 이끌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에서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을 통합해 약 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아누아는 클렌징오일, 세럼, 토너 등 인기 제품 5개 품목이 베스트 셀러 부문 10위권 안에 안착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115조원 규모의 미국 뷰티 시장(2023년 기준)에서 K뷰티 점유율을 1.9%로 추정하며 ▲2024년 2.3% ▲2025년 2.8% ▲2026년 3.4%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에서 추산한 성장률은 더 높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지난해 7월 코엑스에서 열린 K뷰티 콘퍼런스에서 미국 내 K뷰티 시장이 2026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에서 K뷰티 열풍을 더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아마존 내에서 K뷰티 인디브랜드 수는 1.4배 증가하며 지난해 기준 230개까지 증가했다. 아마존 측은 지난 1년간 K뷰티 셀러의 총 판매량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75%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K뷰티 인디 브랜드의 성공 요인으로는 ▲탄탄한 ODM과 협업 ▲혁신적인 특허기술 ▲피부타입별 맞춤 라인 출시 ▲양질+저렴한 가격이 만난 극강의 가성비 ▲K컬처 유행 등이 꼽힌다.
K뷰티,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보폭 확대
권우정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24년 연간 화장품 수출 데이터에 관한 리포트에서 "K뷰티는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성장세가 유의미하다"면서 "특히 미국 수출은 전년 성장률 46%의 높은 기저에도 지난해 50%대 성장세를 보인 점이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미국은 K뷰티 인디 브랜드의 아마존 중심 성장 속 오프라인 보폭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아누아는 지난 12월 얼타(ULTA) 온라인몰에 입점한 후 올해 2월까지 1500여개에 이르는 미국 얼타 오프라인 전 점포에 입점할 예정이다. 브이티 역시 올해 상반기 안으로 얼타 온라인몰에 입점할 예정이며 얼타 오프라인 전 지점과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 등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권 연구원은 "K뷰티가 유럽, 중동 등 지역 커버리지를 넓혀나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미국에서의 성공 레퍼런스를 통해 유럽과 중동 진출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풀이했다.
K뷰티 인디 브랜드의 제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트럼프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가 높게 책정되더라도 주요 ODM·OE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이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하고 있어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콜마는 색조 화장품을 주로 생산해온 기존 펜실베이니아주 공장 외에 추가로 올 초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미국 현지에서 K뷰티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아직 국내에서만 영업하는 브랜드들이 많아 이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아마존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