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매파적(긴축선호) 메시지를 보내면서 달러 가치가 오름세를 보인다. 외환시장에선 연말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위안화가 약세를 보여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20분 전 거래일보다 0.60원(0.04%) 오른 1453.20원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은 1451.5원에 출발했지만 상승세로 돌아서 1453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렸고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했다. 지난 23일 장중 원/달러 환율은 1454.9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 108대로 올랐다가 20일 들어 107대로 내려왔다. 국내 증시에서 2거래일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도 이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49억 원 매수하기로 했다.
위안화 약세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위안화/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7.29위안에서 전날 7.31위안까지 올랐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 14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129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연말 1450원까지 약 160원 가까이 오르며 상방 변동성이 컸다"며 "내년 원화 가치는 위안화 약세에 동조해 환율 하방이 제약되거나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특유의 거래량 감소로 달러화가 소폭 후퇴할 수 있다"면서도 "내년 초 환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2.0 정책 리스크, 중국 리스크 등의 해소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추가 이탈 현상이 이어져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