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재계 6위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사건을 목격한 시장은 기업의 재무개선과 안정적 성장에 대한 요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롯데렌탈 매각, 헬스케어 청산, 화학 사업개편, 롯데마트 일부 점포 정리와 신규출점 추진 등을 통해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약 2조500억원 규모의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조기 상환 위험을 성공적으로 해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고 4대 은행과 2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한 것이 사채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단기 유동성 우려 해소를 계기로 자산 매각과 투자 전략 조정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기초화학 포트폴리오 비중을 60%에서 30% 이하로 줄이고,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등의 사업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 부문에서는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7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자산 재평가에 착수했다.
업계 전문가는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본 증가와 부채비율 감소, 신용도 상승 등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부진 점포 정리와 유휴 자산 매각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마트를 판 자금은 신규 출점과 노후점포 리뉴얼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또한 1조6000억원 규모의 롯데렌탈 매각을 결정했으며, 사업성이 낮은 헬스케어 부문을 정리하고 있다.
대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2차전지 소재, 메타버스 플랫폼 등 4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JPX) 대표와 만나 그룹의 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개선 현황을 적극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실적 부진과 높은 재무부담으로 인해 신용도 하향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사업구조 효율화와 비핵심자산 정리 등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