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50포인트(1.95%) 내린 2435.9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의 하락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293억원, 기관은 509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8030억원을 홀로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온 바 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7970억8500만원을 팔았다. 지난 18일에는 3922억원을 순매수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했지만 다시 '셀코리아'로 돌아섰다.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해소되지 않은 정치적 불안정과 고환율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는 아직 2~3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만약 헌재에서 탄핵이 결정된다고 해도 조기 대선 등이 진행되며 당분간 정국은 불안정할 전망이다. 정치적 불안으로 원화가 약세인 상황에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까지 가세하며 환율도 연일 치솟고 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6.4원 오른 1451.9원에 장을 종료했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미국발 세계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16일 이후 15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통화가치가 하락해 투자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저하시킨다. 아울러 원화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대한 리스크로 작용한다.
환차손에 대한 우려도 투심을 이탈시킨다.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환차손이라고 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진행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내년 금리 인하가 둔화할 것을 시사하며 당분간 강달러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2회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 4회에서 절반 줄어든 수치다.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는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매파적 FOMC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자산시장 약세로 외국인과 기관 동반 순매도가 출회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 정책 기대 심리가 후퇴하며 달러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코스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