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과 동일하게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p) 내리며 3회 연속 인하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상승과 노동시장의 견조함으로 내년 추가인하 폭을 축소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4.25~4.5%로 결정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5.25~5.5% 금리를 2년 반만에 0.5%p 인하했다. 이후 11월과 이달 각각 0.25%p씩 연속으로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5%p로 축소됐다.
미 연준은 이날 정책결정문을 통해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이뤘으나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위원회는 이중 책무 양쪽에 대한 위험에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정책금리 결정 중 시장의 눈은 금리인하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집중됐다. 점도표는 FOMC 금리 결정 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위원들을 포함해 총 19명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2025년 연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지난 9월 제시했던 3.4%에서 3.9%로 상향됐다. 또한 9월 점도표에서 2025년 금리는 네 번, 1%p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엔 0.25%p씩 2회 인하에 그칠 것임을 예고했다.
이 같은 금리 인하 전망치 조정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유지가 꼽힌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요약(SEP) 업데트를 통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0.1%, 0.3%p 상향조정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도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확장적인 관세정책이 향후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 등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를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조치로 정책금리는 고점 대비 1%p 낮아졌고 이제 통화정책은 상당히 덜 제약적(significantly less restrictive)이 됐다”며 “여기서부터는 새로운 단계(new phase)로, 우리는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며 향후 통화완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자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주가 하락 등의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4.5%를 넘어섰으며, 미국 증시 주요 지수는 2%대의 하락을 나타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했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내년 이후 정책금리 전망이 대폭 높아진 점도표였다. 3회 연속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금리상승, 달러 강세, 주가 하락 등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며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에도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주간거래 종가(1435.5원)보다 17.5원 상승한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이날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3%(57.88) 하락한 2426.55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코스닥도 2.16%(15.04) 떨어진 682.53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를 통해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 의식을 가지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 체계를 지속가동하면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