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보 사이트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외 반도체 종목을 담은 ETF들이 대거 ETF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는 3.63%로 수익률 2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전력핵심설비(3.52% )가 3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3.41%)은 4위,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후공정(2.83%)은 5위로 뒤를 이었다.
수익률 상승 배경은 브로드컴의 4분기 호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급등이다.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에는 브로드컴이 20.24% 비중을 차지한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에는 브로드컴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담고 있다. 미국발 반도체 훈풍으로 국내 반도체주에 긍정 영향을 끼치면서 국내 반도체 종목을 담은 'KODEX AI전력핵심설비', 'SOL반도체후공정' 등이 수혜를 입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1% 상승했다. 지난 13일 브로드컴은 전 거래일 대비 24% 넘게 오르면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었다. 브로드컴 주가가 오른 건 지난 12일 장 마감 후 발표한 4분기 호실적 영향이다. 브로드컴은 매출이 시장 예상치에 살짝 못 미쳤지만 주당 순이익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 1년간 생성형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AI 관련 매출이 220% 증가했다고 밝힌 것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본부장은 "국내 상장 ETF 가운데 브로드컴 비중이 가장 높은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가 브로드컴 호실적 영향으로 수익률이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의 주가 상승으로 이날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06% 상승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에 긍정 영향을 주면서 관련 ETF 상승을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 팀장은 "'SOL반도체후공정ETF' 수익률 개선은 브로드컴 호실적에 따른 주가 급등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팀장은 "특히 주요 구성 종목인 이수페타시스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10% 이상 상승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이라며 "최근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저점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